
배우 임윤아와 안보현이 우리가 몰랐던 얼굴을 선보인다. 무해하지만, 파격적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를 통해서다.
6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상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임윤아 안보현 주현영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
이상근 감독은 데뷔작 '엑시트'(2019) 이후 6년 만에 '악마가 이사왔다'로 돌아왔다. 그는 "데뷔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다음 작품은 6년 만에 나오게 됐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떨림이 적었는데 지금은 몇 배 더 떨린다. 제 진심을 많이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악마가 이사왔다' 시나리오는 2014년부터 다듬어 왔고, 이상근 감독이 '엑시트'로 성공적인 데뷔 이후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그는 "후반 작업, 편집 과정을 거치면서 3년이 흘렀더라. 이 영화에 매진하다 보니까 세월이 흘렀다. '엑시트'라는 작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걸 잘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스코어에 대해서는 영화 투자자, 제작자 분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임윤아는 '악마가 이사왔다 '에서 지금껏 어느 작품에서도 본 적 없던 역대급 캐릭터 변신을 감행했다. 그는 1인 2역을 맡아 낮과 밤이 180도 달라지는 얼굴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엑시트' 이후 이상근 배우와 재회한 임윤아는 "그때도 너무 즐거웠고, 감독님의 디테일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이상근 감독님의 매력적인 부분은 사람 이야기를 잘 캐치해서 잘 풀어나가시는 것 같다. '엑시트' 때는 가족 이야기도 담겨있고, 우리가 흔히 경험했던 감정을 재치 있게 잘 풀어내 주셨는데 '악마가 이사왔다'에서도 역시 감독님의 사람 이야기, 감성, 코미디가 잘 녹아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악마가 이사왔다' 속 임윤아는 겉모습 뿐만 아니라 연기 톤에도 차별점을 두었다고. 낮 선지는 차분하고 맑은 느낌의 목소리 톤으로, 악마 선지는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센 목소리 톤과 과장된 표정, 웃음소리 등을 통해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층 높인다.
그는 "낮에는 맑고 청순한 스타일링과 내향형의 사람처럼 톤을 잡았고, 밤의 선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화려하게 스타일링했다. 네일 아트, 컬러렌즈까지 추가하면서 최대한 화려해 보일 수 있게 노력했다. 말투나 톤도 낮과 밤이 다르게 과장되고, 에너제틱한 면을 추가했다. 선지와 악마의 진심이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해온 캐릭터 중 에너지가 가장 크다. 촬영할 때 거침없이 과감하게 해보고 싶은 걸 다 했다. 글로 읽었을 때부터 제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이 살았으면 좋겠고, 보시는 분들도 잘 느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솔직히 쑥스러울 것 같기도 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디렉션도 잘 주시고, 잘 보여주셔서 편하게 촬영했다. 그래서 가장 큰 에너지를 가진 친구라서 신나게 몰입해서 거침없이 표현하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안보현은 덩치는 산만 하지만 마음은 여린 길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선 대문짝 같은 덩치에 비해 멍뭉미 폭발하는 무해한 매력으로 임윤아와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안보현은 '엑시트' 의 용남(조정석 분)에 이어 청년 백수 길구 역할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상근 감독은 "창작자는 자신을 빗대어 캐릭터를 만드는 게 쉽고 편하다. 제가 직업 없이 영화 감독 지망생으로 보내온 세월이 많다 보니까 그런 이야기에 끌린다. 백수라기보다는 일을 잠깐 쉬고 있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다음에는 백수가 아닌 새로운 직업군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현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외강내유다. 소년미도 있고 부드럽고 디테일한 느낌이다. 초면에는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겉모습이 아니고, 속은 저랑 닮은 면이 있다. 강인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설명했다.
안보현은 "길구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연구도 많이 하고, 신경을 많이 썼다. 구현해 내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외형적으로는 남성미가 있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보호해 주고 싶고, 내향형에 가까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다. 길구라는 캐릭터에 감독님이 투영돼 있기 때문에 감독님의 요구에 집중했다. 영화를 보니까 감독님의 디렉션이 다 이해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윤아 씨가 실제 성격도 밝고 에너제틱해서 그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 낮 선지와 밤 선지 연기를 명확하게 해주셨다. 길구는 의기소침하고, 소심한 캐릭터인데 선지로 인해 변하게 되는 장면이 너무 재밌어서 그런 케미가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케미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자화자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안보현은 '악마가 이사왔다'의 장점에 대해 "인상 찌푸리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관객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봤는데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힐링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찡한 것도 있고, 여러 감정이 느껴지는 영화라서 가족, 연인, 친구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상근 감독은 "우리 영화는 스릴러, 멜로, 로맨스까지 사실 복합적인 장르가 들어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영화야?'라는 반응이 나올 것도 알고 있다. 이 영화를 어떤 장르라고 못 박기는 쉽지 않고, 보신 분들에 한해서 누군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누군가는 가족에 대해 강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자유롭게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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