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정민이 영화 '얼굴'에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15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의 배우 박정민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박정민은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도장을 파며 성실히 살아가는 소시민 젊은 임영규와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까지, 생애 최초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연상호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2억원대 제작비로 완성한 '얼굴'의 출발점은 박정민이었다. 그의 출연 결정으로, 제작이 진행됐다는 것. 박정민은 "감독님 애니메이션의 팬이었다. '돼지의 왕'부터 '사이비'까지 너무 좋아했었다. '염력'(2018) 무대인사 하는 도중에 감독님이 '얼굴' 책을 주셨다. 그 책을 읽었는데 감독님 초기 작품 느낌이 나는 것도, 여러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도 좋았다. 감독님의 그로테스크한 일그러진 표정, 좀 과한 표현들을 좋아하는데 그 부분이 여과없이 들어가 있는 부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로 만들 때 나를 좀 시켜달라고 했었는데 좀 기다리라고 하더라. 근데 진짜로 시켜주셔서 감사했다"며 "사실 개런티를 조금 줄 거라는 건 캐스팅 확정 후에 알았다. 그래서 안 받아도 된다고 했고, 회식에 쓰시라고 했다. 러닝개런티도 어느 정도 받게 되는지 모른다"면서 "배우도 스태프도, 소액만 받고 잘 되면 나눠 갖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니까 잘 되면 다 같이 나눠가질 수 있다는 점은 좋다. 모두가 조금이나마 가져가는 게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정민은 "제작 환경이 어떻게 될지도 몰라서 가장 컸던 건 이건 연상호 감독님이 진짜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감독님과 이 작품을 만들면 저도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고, 재밌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자유롭게 열어주시는 감독님이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이것저것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원작을 알고 있으니까 대본 안 보고 전화 한 통에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굴'의 제작 환경에 대해 "13회차 안에서 찍어야 했다. 보통 영화로 따지면 하루 촬영이 2분~2분 30초 분량인데 이건 평균 8분에서 9분을 찍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현장에 나갈 때 조금 더 집중도가 확 생긴 채로 들어가는 거 같다. 나한테 시간이 없다는 것 때문에 웬만하면 두 테이크 안에 끝내야 하니까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지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세 작품째인데 시나리오, 캐릭터에 대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 빨리해내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수하느니 빨리 얘기하고, 고칠 게 있으면 고치고 회의도 좀 하면서 그렇게 촬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얼굴'은 개봉 첫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박정민은 "'박정민이 탄지로를 이겼다고?'라는 생각은 했다. 근데 다른 영화를 신경쓸 게 아니라 저희 영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파이를 꾸준히 갖고 가는 게 중요하다. 천만 관객이 들 영화는 아니니까 비교적으로 많은 분들께서 소문듣고 오셔서 이런저런 분석도 하고,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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