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려원이 '하얀 차를 탄 여자'가 추석 단막극에서 영화로 바뀐 데 대해 "선물 받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의 배우 정려원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 분)이 경찰 현주(이정은 분)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
불안정한 목격자 도경을 연기한 정려원은 예측 불가능한 진술 속에서 진실을 갈망하는 인물의 불안과 혼란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정려원은 '게이트'(2018)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정려원은 '검사내전'에서 조연출로 함께했던 고혜진 감독의 입봉을 돕게 됐다. 정려원은 "저는 다양한 플랫폼을 시도하고 싶었다. 연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시기라서 연극도 해보고 싶고, 영화도 해보고 싶었다. 근데 영화판은 좀 더 고인물이고, 캐스팅되시는 분들만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아서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고혜진 감독의) 데뷔작을 도와주려고 했던 게 되려 관계자분 눈에 띄어서 부천국제영화제에 제출했고, 우연한 계기로 스크린에 나오게 된 거라서 선물 받은 것 같다. 오랜만에 입은 옷에서 지폐 한 장 나온 느낌"이라고 웃었다.
당초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추석 단막극으로 기획됐지만, 영화로 만들어졌다. 정려원은 "보통 조연출을 하다가 입봉을 하게 될 때 단막극을 선보이고, 장편으로 넘어가는 게 보통 코스"라며 "제가 고혜진 감독한테도 '단막극 언제 해?'라고 물어보고, '내가 해줄게'라고 했다. 대신 대본이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더라. 고혜진 감독도 대본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검사내전'을 함께했던 서자연 작가가 집필했다. 정려원은 "작가님이 설원에서 맨발로 뛰어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스산하고 차가운 이야기를 찍고 싶다고 해서 '응원할게' 했는데 내가 하는 거였다. 나중에 대본을 보고, '고생 좀 하겠네?'라고 했더니 긍정하더라"라며 "영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봉이) 선물 받은 것 같다고 말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코로나19 시기 촬영됐고, 3년 반 만에 개봉하게 됐다. 정려원은 "촬영할 때는 2부작이었고, 상상 속에서 자유롭게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 볼 만하다 싶었다. 다만, 걸렸던 부분은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를 동시에 찍고 있어서 체력 문제가 걱정됐다. 사실 영화 시나리오로 받았으면 엄청나게 고민했을 것 같은데 14회차라고 했고, 그 안에서 열심히 놀다 보면 끝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려원은 피투성이 얼굴에 엉겨 붙은 머리, 맨발로 한겨울 눈밭에서 몸을 던져 연기했다. 그는 "액자식 구성이고, 헷갈리니까 잘 나누자고 했다. 메이크업 안 해도 되니까 편하긴 했다. 꾀죄죄한 게 많이 나오니까 오히려 마지막에 살짝 메이크업한 모습이 나오니까 '그 전이 낫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삶을 되찾은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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