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안 자작극, 과연 '뜨려고' 벌인 노이즈마케팅?

발행:
김원겸 기자
[김원겸의 가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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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밴드 캔디맨의 여성보컬 청안이 지난 13일 지하철역에서 강도를 만나 돈을 빼앗기고 상해를 입었다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결국 자작극으로 드러나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청안은 자작극을 벌인 이유로 ‘라이브에 대한 부담으로 생방송을 피하고 싶었던 점’과 ‘유명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진술을 경찰에 내놨다.


지난 16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자작극 이유에 대해 청안은 “라이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유명해지려고 벌인 자작극’이라는 점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지어 이를 충격적인 뉴스를 스스로 만들어서 논란을 일으키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식하는 시선도 있다.


청안의 이번 사건을 ‘한 무명 여가수의 홍보 마케팅’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청안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주장은 둘째로 하더라도 평소 캔디맨을 조금이라도 눈여겨봤다면 ‘과연 청안은 ‘뜨고’ 싶은 마음에 이런 무모한 짓을 벌였을까’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청안은 마케팅을 위해 굳이 이런 자작극을 벌일 필요가 없었다.


청안은 대중적으로 유명한 가수는 아니지만, 캔디맨은 영화 ‘신라의 달밤’ 삽입곡 ‘일기’로 큰 인기를 얻었고 고현정이 출연한 ‘봄날’ OST에도 참여하는 등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아 왔기에 그런 극단적인 마케팅 수단을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손해를 입을 일이다. 평소 착하고 착실하고 발랄한 아가씨인 청안도 스스로 자기가 저지른 일에 많이 놀랐고, 소속사 역시 청안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청안은 메이저 시장에 데뷔전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 수많은 라이브 무대를 섭렵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어느 정도의 마니아도 확보하고 있다. 청안이 “라이브가 두려워 생방송을 피하고 싶었다”고 진술했기에 혹자는 청안이 ‘노래 실력도 없이 유명해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가수’라고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청안은 얼굴로 뽑힌 비주얼 가수가 아닌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밴드다. 노래 녹음할 때도 통상 며칠씩 걸리는 가수들과 달리 한 프로(녹음실 사용단위ㆍ통상 3시간30분) 밖에 사용하지 않을 만큼 라이브가 완벽하다.


그렇다면 유명세를 위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말은 어디서 나오게 됐을까.


청안은 CCTV 화면 등을 증거로 내세운 경찰에 자작극 사실을 자백하며 이런저런 이유들을 주저리주저리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런 일로 유명해 질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는 진술도 여러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자작극의 ‘주요 동기’가 돼버렸다.


청안의 자작극은 충동적이었다고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밝혔고, 경찰도 충동적인 일이며 독자적인 행동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우리는 청안이 라이브를 두려워하게 된 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안은 지난해 여름, 한 음악사이트 주최로 유명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린 여러 가수들의 동시다발 릴레이 콘서트에 참여한 일이 있었다. 당시 캔디맨은 맥시붐과 함께 극장 콘서트에 참여했다가 무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를 입던 날 청안은 무대 위에서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가사를 잊어버리는 등 마치 귀신에 홀린 듯 했다고 했다.


문제의 ‘자작극’이 벌어졌던 그날의 라이브 무대도 극장에서 벌어질 것이었다. 청안은 지난해의 기억이 떠오르며 두려운 느낌을 갖고 됐고, 설상가상으로 집안 문제와 신용불량자인 자신의 경제적 사정 등이 떠오르자 공포감마저 들었다. 때마침 목 상태도 좋지 않아 청안은 라이브가 두렵다고 생각하게 됐다.


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생방송에서 노래 부르다 실수라도 하면 관객들에게 ‘노래 못하는 가수’ 낙인이 찍히고 갖은 고생을 하며 얻게 된 가수라는 타이틀을 버려야 할 수도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위해 기회를 준 소속사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부모의 기대가 일순에 무너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들었다.


열정으로 시작한 가수 활동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수반했고, 청안이 진술했듯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스스로 자해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청안의 이런 강도상해 자작극을 쉽게 이해할 수 있거나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겪은 청안의 심리를 그의 입장에서 상상해보자. 이런 청안의 사정을 안다면 과연 뜨기 위해 강도상해 자작극을 이용한 극단적 ‘노이즈 마케팅’ 역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기는 매한가지다.


“모든 가수가 피하는 월드컵에 정면으로 맞서 앨범을 내놓았다. 오직 음악만 좋으면 되리라고 생각했을 뿐, ‘마케팅’이라고는 할 줄 아는 재주가 없다”는 청안 소속사 김원섭 대표의 주장이 거짓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청안이 스스로 얼굴과 옆구리에 상처를 입히고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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