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렬한 에너지가 차고 넘친다. 가냘픈 체구지만 강한 기운을 뿜어낸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홍대 래퍼스 파라다이스 전용관 무대를 뜨겁게 달군 주인공 뮤지컬 배우 김은영(33)이다. '래퍼스 파라다이스'에서 페이스 에반스를 연기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래퍼스 파라다이스'는 세계적인 래퍼 투팍의 인생을 다룬 랩뮤지컬.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창작극이다.
"처음에 '래퍼스 파라다이스'에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이 많았어요. 그동안 제가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온 이미지와는 다른 시도였기 때문이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갬블러', '시카고', '렌트', '코러스 라인', '요셉어메이징드림코트', '토요일밤의 열기', '페임' 등은 뮤지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어도 알만한 유명한 작품들이다. 또한 김은영의 출연작이기도하다. 10여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대형 정통 뮤지컬에는 꼭 자신의 이름을 올렸던 그다.
투팍의 인생을 그린 '래퍼스 파라다이스'. 랩과 뮤지컬을 조합한 이 작품이 김은영에게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전 도전을 좋아해요. 이번 작품도 '도전'이라는 의미에서 출연하게 됐어요. 지금은 이 작품에 출연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서 정말 행복해요. 또 새로운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서 흥미롭죠. 제가 행복하고 제가 즐거우면, 저를 보시는 관객분들도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아요."
"사실 배우는 배역과 많이 닮게되죠. 40대 여성들의 이야기인 뮤지컬 '메노포즈'를 할 때는 나도 모르게 40대가 된 것 같았어요. 이번 작품은 섹시한 가수를 연기해서인지 남들도 그렇게 봐주시고 나 역시 좀 젊어지는 기분이죠."
도전의 결과도 성공적이다. '래퍼스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16일에 공연을 시작해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고, 7월까지 장기공연된다. 공연이 화제가 된 것 뿐 아니라 김은영은 대형 뮤지컬 배우라는 평가와 가수로서의 역량도 인정받으며 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창작극이다보니 나를 위해 음악을 맞춰 주신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반응도 더 좋은 것 같아요. 내 음색에 맞게 10번 정도 수정한 곡도 있어요. 다들 도와주신 덕 뿐이죠. "
겸손하기 그지 없는 그의 말이다. 사실 김은영의 노래실력은 공연을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무대 위에서 열정의 정체는 무엇일까.
"나는 내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요. 배우가 관객을 위해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배우는 관객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무대위에 선다고 생각해요. 내가 배우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더욱이 파워풀한 그의 무대 실력은 일본팬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 일본팬은 김은영이 서는 무대는 어디든 나타난다.
"아사꼬, 제 일본 팬이에요. 제가 지난해 일본에 뮤지컬 '렌트'의 오리지널 멤버들의 공연을 보기위해 갔을 때 이 일본팬이 저를 알아보시더라구요. 당시 인사를 나눈 게 인연이 돼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고 있어요."
김은영은 실력파 뮤지컬배우로도 유명하지만 지난해 7월 결혼과 동시에 또한번 유명세를 탔다. 김은영의 남편인 안덕근씨는 세븐 지누션 렉시 등이 속한 YG 엔터테인먼트의 실장으로, 세븐의 국내외 활동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당시 김은영과 안덕근씨의 결혼은 유명 뮤지컬 배우와 유명 매니저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연예가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래퍼스 파라다이스' 무대에 서기까지 남편인 안덕근씨의 역할도 무시 못할 터.
"남편과 작품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에요. 이 작품에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도 남편이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줬죠. 남편은 제게 아버지 같고, 친구같고, 든든한 지원군이죠. 결혼 이후 제 개인적인 삶과 배우활동도 더 안정적이 된 것 같아요. 요즘엔 결혼 예찬론자가 다 됐어요."
김은영의 이야기처럼 그는 관객과 공연 관계자들에게 결혼 이후 더 파워풀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무대는 내 삶의 일부분이죠. 전 이 무대 위에서 관객이 원하는 한 끊임없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대는 김은영의 삶이고,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삶으로 관객을 초대하며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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