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이 즐거운 이유는 뭘까.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까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닐까. 물론 삶이란 짓궂은 놈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클릭비의 멤버로 활발한 활동을 하던 김상혁도 최근에는 사업가로 변신해 왕성한 활동 중이다.
회원들과의 돈독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커뮤니티형 의류 쇼핑몰 ‘후즈닷컴’을 통해 재기의 날개를 펴고 있는 그를 만났다. 2005년 불미스런 사고 이후 마음고생이 적잖았는지 수척해진 얼굴로 나타난 김상혁은 오랜만의 인터뷰가 어색하기라도 한 듯 수줍은 미소를 연신 던진다.
“밑바닥에서 시작,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김상혁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들어보니 반가운 이름이었다. 그가 방송을 떠난 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김상혁은 힘들었을 그 시간만큼 어른스러운 남자가 돼 있었다. 3년 동안 쇼핑몰을 운영하며 가수가 아닌 새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최근에야 연예인들의 의류 소핑몰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그가 이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전혀 상황은 달랐다. 김상혁은 이 사업을 방송을 쉬기 전인 2004년 6월 처음 시작했다. 4명의 뜻이 맞는 동지들과 총 50만원의 자금으로 시작했다. ‘50만원? 너무 작은 것 아냐’라며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도 있겠지만 사업의 시작은 그렇게 작았다.
“처음에는 4명이 저희 집에서 연습처럼 쇼핑몰을 시작했어요. 배우는 차원이었죠. 너무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더 안 좋아질 게 없었어요. 물론 처음 몇 달은 적자가 200만원을 훌쩍 넘어서 고생 좀 했죠.”
작지만 욕심 없이 시작한 일이다. 다행히 평소 옷에 대한 김상혁의 남다른 관심은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직접 옷을 고르고, 형과 함께 영국 일본 홍콩 필리핀 등 세계 각국을 돌며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선보이기 위해 고심했다. 고객들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김상혁의 뜻을 알았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더욱이 김상혁은 ‘후즈닷컴’을 의류 쇼핑몰로 시작했지만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공간으로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다. 직접 고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전화를 받고 글을 쓰는 이유다. 여느 의류 쇼핑몰에는 없는 단골 고객 초대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하며 사람들과 특별한 끈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타 쇼핑몰과의 차별화는 무엇보다 20대 중반으로 구성된 ‘후즈닷컴’의 젊고 감각적인 구성원들이 주된 이유다. 늘 문화의 흐름에서 뒤쳐지지 않는 남다른 감각, 그것이 ‘후즈닷컴’을 살아 있는 사이트로 만들었다.
“의류 쇼핑몰이 주업은 아니었어요. 부업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주업이 돼 버렸죠.(웃음) 처음부터 돈 욕심보다는 애정을 갖고 시작한 일이기에 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든 평생을 함께 할 것 같아요.”
“제가 잘못했죠, 알아요. 그리고.. 그때가 정말 그립습니다.”
김상혁을 만나기로 일주일 전부터 약속을 했는데 갑작스레 그의 복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의 근황이 궁금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탓인지 인터넷은 순식간에 김상혁에 관한 이야기로 뜨거워졌다.
좋은 얘기도 한 두 번이라는 말이 있다. 하물며 그를 아프게 하는 말들이 많이 들리는 상황에서 김상혁은 기자와의 만남이 조금은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그가 좋은 의도를 갖고 한 행동도 늘 안티팬들의 공격의 대상이 됐기에.
“얼마 전 ‘후즈탓컴’ 식구들과 정말 좋은 뜻에서 한 봉사활동이 예기치 않게 기사화됐어요. 우리 사이트가 커뮤니티의 성격도 갖고 있어 나중에는 뜻이 맞는 고객들과 좋은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갑작스레 기사가 뜨니... 휴~ 혹여나 도움을 드리려 했던 분들에게 피해나 가지 않을지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요. 물론 비난이 두렵다고 봉사활동을 중단하지는 않을 겁니다.”
좋은 뜻을 갖고 한 행동은 자주 왜곡됐고 사람들은 그에게 상처를 줬다. 어떤 의미에서 그에게만 너무 가혹한 처벌이 가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았던 신동엽 황수정 성현아 등도 복귀했고 운동으로 살을 뺐다고 했으나 수차례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다이어트 과장 허위광고 문제를 일으켰던 이영자도 돌아왔다. 왜 그만 안되는걸까.
결국 기자는 김상혁에게 ‘돌아오고 싶지 않냐. 또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다. 예전에도 그랬듯 김상혁의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제가 잘못했었던 일들이니 벌을 받는 게 당연해요. 그래도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는다면, 그냥 그때가 그리워요. 노래 연기 등 이것저것을 할 수 있었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어엿한 남자가 돼 있는 김상혁은 이제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안다. 또 현재의 소중함도 배웠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 안에서 늘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현재 5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쇼핑몰은 이제 10명의 식구를 거느린 어엿한 사무실을 갖게 됐다. 김상혁에게 지금이 소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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