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지난해 9월 군복무를 마치고 최근 첫 솔로 싱글 '더 원'을 발표한 이현은 한동안 이 말을 실감했다.
2001년 남성그룹 오션의 멤버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지만, 1집과 달리 새로 발매한 음반들은 연거푸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어느 순간 환영받지 못하는 가수가 됐다고 느낀 그는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란 생각에 입대를 결심했다.
"인생이 달린 문제니까 음반 활동을 접은 뒤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제 가수는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에 군에 입대했어요. 일부러 연예사병도 지원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인생이란 놈은 참 짓궂다. 연예사병도 아닌 이현이 가수출신임을 알게 된 부대에서 그를 군악대로 차출했으며, 연이어 군용 음악에 대한 작사, 작곡 요청이 쏟아졌다.
"부대 안에서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사단 로고송, 응원가 등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졌어요. 덕분에 사단 CD까지 자체 제작하는 경험도 했답니다.(웃음)"
음악을 포기하러 간 그곳에서 그는 음악을 할 수 밖에 없는 운명과 직면했다. 밀어 내려 하면 할수록 자꾸 누군가가 이현에게 음악을 하라고 등을 떠미는 느낌이었다.
한 마디로 가수 안하려 군대에 갔는데, 오히려 그곳에서 음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군대가 음악을 다시 할 수 있게 마음을 잡아줬어요. 입대하기 전에는 가요계 시스템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었는데 그곳에서 노래가 마냥 좋았던 시절의 순수함을 되찾았죠. 노인정은 물론이고 어린이날이면 유치원에 가서 노래를 불렀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이현은 "정신적으로 타락했던 자신의 영혼을 되찾았다"며 제대와 함께 다시 음반을 발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시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벌써 29살이니 적지 않은 나이잖아요. 가장 좋아하는 게 음악이라는 것을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지만, 제 인생을 책임져야 하니까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에요. 그래서 데뷔 때보다 더 열심히 할 거에요."
'마지막 도전'임을 강조한 이현은 올해 목표로 "이번 음반이 잘돼 계속 음반을 내며 생활 걱정 안하며 사는 것"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를 위해 이현은 지난 22일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4년만에 공중파 신고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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