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연 "죽고 싶었지만, 이젠 죽을만큼 열심히"

발행:
길혜성 기자
이시연 ⓒ사진=이동훈 기자
이시연 ⓒ사진=이동훈 기자


2008년 전까지 6년간 하루도 죽고 싶지 않은 적이 없다. 매일을 본래의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야해서다. 하지만 진정한 자신을 찾을 중대 결정을 내리기도 결코 쉽지 않았다. 일생의 선택은 원래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단 한 번 기회였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는 또 다른 모습이기에, 그렇게 좋아하는 연예 분야 일을 아예 할 수 없겠다는 생각도 강했다. 가족과 친구들 걱정도 됐다.


그래도 그래도...그냥 그대로 사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은 더욱 힘들어 졌고 사람들도 만나기 겁났다. 그래서 결심했고, 2008년 초 마침내 완전한 자신을 찾았다. 남자의 몸에서 여자가 된 이시연 이야기다. 아니, 완연한 여자 이시연 스토리다.


2002년 영화 '색즉시공'에서 여자 같은 남자 역할을 소화, 팬들에 이대학이란 이름으로 익숙했던 이시연. 이시연은 이 작품이 흥행했음에도, 이후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색즉시공'이 끝난 뒤 들어오는 역할은 항상 여자 같은 남자, 즉 본질은 남자였다. 자신을 여자라 생각했던 이시연은 더 이상 남자의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설 수 없었다. 그래서 일을 중단하다시피 했고 정체성을 찾기로 결정했다. 수술을 끝낸 직후에는 여자로 호적을 변경했고 이름도 이시연으로 완전히 바꿨다. 지금은 법적으로 완전한 여자다.


6년을 매일 같이 힘들게 보낸 그녀였지만, 그래도 힘이 되는 사람들은 있었다.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과 함께 출연했던 유채영과 신이가 바로 그들이다.


"'색즉시공'을 끝낸 뒤 이대로 사는 게 너무 힘들었죠. 그 사이 '색즉시공2' 출연 제의도 받았어요. 제게 들어 온 역할이 뭐였는지 아세요? 바로 근육질의 K-1 선수였어요. 아무런 설명 없이 거절했죠. 이후 윤 감독님을 만나 출연을 하지 못하는 진짜 사정을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윤 감독님께서 '그래도 네 끼를 여기서 다 포기할 수 없잖니'라며, 여자의 모습으로 '색즉시공2'에 출연할 수 있게 해 주셨죠. 은인과 같은 분이시죠. 참, 채영 언니와 신이 언니도 촬영장 안팎에서 친언니처럼 대해 주셨어요."


이시연 ⓒ사진=이동훈 기자


이처럼 주변의 이해와 응원도 있었기에 이시연은 완전한 여자가 된 뒤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가수로 데뷔하는 것이었다. 원래 모델 출신으로 무대 위에 서기를 좋아하는데다, 죽고 싶은 만큼 힘든 시절 큰 힘이 돼 준 게 바로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지인들의 소개로 지금의 소속사와 만난 이시연은 1년 전부터 가수 데뷔를 본격 준비했고, 최근 그 결과물을 내놓았다. 그녀의 데뷔곡인 발라드 '난 여자가 됐어'가 바로 그것이다.


이시연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곡을 공동 작사하는 등 거의 모든 작업에 함께 했다. 화제성을 위해 가수로 나섰다는 말을 듣기 싫었고, 그래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번 곡을 완성했다.


그녀는 '난 여자가 됐어'가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적 소수자들은 물론 여러 가지 고민들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매일을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저조차 힘겨웠던 시절을 지내고 나니, 이렇게 새로운 기쁨을 찾을 수 있게 됐잖아요. 죽는 것 보단 사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이시연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기 위해, '난 여자가 됐어'를 부를 때 가성과 함께 파워풀한 진성도 사용했다.


이젠 팬들과 가수로 적극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이시연은 앞으로 연기에도 재차 도전할 생각이다. 여유로움까지 묻어나는 여가수 이시연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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