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좋은 경험했잖아. 역시 최고의 무대였어."
가수 김조한이 지난 11일 MBC '나는 가수다' 마지막 무대를 선보이자 9살 난 딸아이가 건넨 말이다. 방송 열혈 시청자였던 딸에게 '나는 가수다' 하차 소식을 전하기가 힘들었다는 김조한은 "딸 아이의 말처럼 '나는 가수다'는 좋은 추억이자 자극제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10주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가수로서의 자신을 재발견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등 선배가수들의 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불렀고, 감동어린 무대와 화려한 기교로 'R&B대디'란 애칭도 얻었다.
김조한은 사실상 '나는 가수다'를 통해 가수 활동을 재개한 셈이다. 지난 2007년 5집을 마지막으로 선상 라이브 클럽을 운영했고 씨스타 효린 2AM 등 아이돌 가수의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동했다. 가수들의 뒤에서 묵묵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그가 가수로 다시 무대에 선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저도 프로그램의 포맷이 마음에 들지 않았죠. 훌륭한 가수들에 등수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결국은 가수들끼리의 싸움이 아니라 가수와 '무대의 싸움' 혹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엄청난 기운이 나는 무대죠."
김조한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솔직하게 음악에 접근하는 법을 다시 한 번 깨우쳤다고 말했다. 그는 "매주 방송이 진행되다 보니 안 좋은 컨디션일 때에도 공연을 해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여과 없이 보여주는 솔직한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더 진솔해 지는 것 같았다. '관객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다짐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라며 웃었다.
'감동'이란 주제 아래 방송이 진행되다보니 편곡 자체가 자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후반부에 절정으로 치닫는 발라드 구성의 무대가 많아지자 김조한은 후회 없이 다양한 스타일을 해보자고 다짐했단다. 그는 "나도 모르게 '발라드 싸움'을 하고 있더라. 매번 같은 무대를 하면 여기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힙합, 펑키 등 다양한 스타일로 무대를 만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개인적인 사연이 담긴 특별한 무대도 있었다고 비화를 들려줬다.
"'사랑하기 때문에'를 부를 때는 노래가 이미 내 손을 떠난 것처럼 느껴졌어요. 머리로 계산하거나 연습에 의한 무대도 아니었죠. 그냥 무대 위에서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연습을 하지 않기도 했는데... 계산된 기교가 나오면 감동이 덜 하기 때문이죠. 무대 위에서의 느낌과 감정만으로도 내 자신이 노래의 주인공이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를 떠올리며 정성껏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조한은 '나는 가수다' 무대를 거치고 나니 또 다른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신곡 '그대 나 만큼은'을 발표한 그는 이제 가요계를 상대로 경연을 펼친다. 김조한 특유의 알앤비 감성이 담긴 팝 발라드로, 김조한과 오랜 음악 파트너인 성낙호가 공동 작곡을 맡아 작업했다.
김조한은 다음 달 28-29일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등지를 돌며 '웰컴 투 러브랜드(WELCOME TO LOVE LAND)'란 타이틀로 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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