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디스·표절설..2013가요계 아팠던 3大사건

발행:
윤성열 기자
[2013년 가요계 총 결산]
표절 시비가 일었던 팀 거머리의 박명수와 프라이머리(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로이킴, 크레용팝, 아이유 / 사진=스타뉴스
표절 시비가 일었던 팀 거머리의 박명수와 프라이머리(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로이킴, 크레용팝, 아이유 / 사진=스타뉴스


가요계에 굵직한 사건이 유독 많았던 계사년도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간 K팝의 기세는 여전히 맹렬했지만, 때론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가치를 흔들어놓거나 팬들을 가슴 조리게 하는 사건들도 있었다.


공공연한 관행으로 여겨졌던 '음원 사재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힙합신의 날선 '디스전'이 폭로전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우려를 낳았다. 로이킴, 아이유, 크레용팝, 프라이머리 등 유명 뮤지션들의 연이은 표절 논란으로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하나하나 짚어보면, 대중음악계에 이면을 보여준 어둡고 씁쓸했던 일들이지만, 가요계 발전을 위해 여러모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내년을 바라보며,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2013년 사건들을 돌이켜봤다.


'음원 사재기' 문제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한 SM엔터테인먼트(왼쪽위부터), YG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JYP엔터테인먼트 / 사진=스타뉴스


◆잘못된 관행 '음원사재기'-기획사·정부·음원사이트 적극 대응


지난 8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스타제국 등 국내 가요기획사 4곳은 음원 사용횟수 조작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특정 음악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재생 횟수를 조작하거나 음원을 부당하게 구입하는 행위를 일컫는 '음원 사재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


이는 순위제 음악 프로그램 출연 등과도 연결돼 있어서 국내 음원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음원 사재기' 문제가 공론화되자 정부도 대책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돼온 관행에 대해 정부가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반응이었다.


정부의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차트 순위를 정할 때 실시간 재생보다는 비용이 높은 다운로드 반영 비율을 높이도록 하는 것. 또한 온라인서비스 사업자 등과 '음원사재기' 기준을 마련해 사재기를 한 음원 권리자는 저작권료 정산 대상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다.


정부 대책에 발맞춰 음원 사이트도 자정 노력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멜론, KT지니, 올레뮤직, 벅스, 엠넷 등 주요 음원사이트는 일명 '끼워팔기'라고 추천 음원 자동재생기능을 삭제했다.




◆'디스전'의 두 얼굴-표현 자유vs인신 공격


올해 국내 힙합 신에는 유례없는 '디스(남을 비난하거나 비꼬는 행위) 전쟁'이 벌어졌다. 미국의 래퍼 켄드릭 라마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빅션의 '컨트롤(Control)'의 비트에 서로를 비난하는 가사를 써 디스 곡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


이는 지난 8월21일 래퍼 스윙스가 유명 힙합크루 벅와일즈와 두 메인을 비방하는 '킹 스윙스'라는 곡을 공개하며 촉발됐다. 이후 이센스가 전 소속사인 아메바컬처와 다이나믹듀오 개코를 비방하는 곡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발끈한 개코와 사이먼디가 각각 이센스와 스윙스를 '맞디스'하며 판을 키웠고, 어글리덕, 테이크원, 딥플로우 등도 '디스전'에 뛰어들었다. 야수, 나플라, 데드피, 뉴올, 타래, 양동근 등도 '컨트롤' 비트를 이용한 곡을 발표했다.


당시 한국 가요계에 변방에 머물러있던 힙합이 사상 초유의 '디스전'으로 화제의 중심으로 섰던 건 자명한 사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분분했다. 일부는 '디스전'이 국내 힙합의 달라진 위상과 힙합 대중화에 기여했다며 박수를 보냈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건전한 힙합 문화를 거론하며 언어의 폭력성을 꼬집었다.


노골적인 폭로전과 비방전으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실제 이센스가 발표한 '트루 스토리'는 전 소속사 아메바컬쳐와의 금전적 문제를 상세히 다루고 있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했다. 스윙스는 이번 '디스전'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해 최대 수혜자가 된 게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의상부터 노래까지' 끊이지 않는 표절논란


가요계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표절 시비는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논란은 사실 여부를 떠나 해당 가수와 기획사 그리고 원작자에게 치명상을 안겼다. 일부 가수는 노래 뿐 만 아니라 앨범 콘셉트, 의상까지 표절 의혹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렀다.


그러나 의혹이 불거져도 표절이 법적으로 가려지기란 쉽지 않다. 원저작권자인 피해자가 표절로 의심되는 곡을 만든 이를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부분 단순 논란 정도에서 그치기 마련이다.


당사자들의 해명은 가지각색이다. 가수 로이킴의 '봄봄봄'에 대해 지난 7월 어쿠스틱 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과 비슷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소속사 측은 "원곡과 도입부가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 의견을 검토한 결과 '표절'이 아니라는 판단이다"며 "해당 곡 우쿨렐레 버전은 한국저작권협회 확인 결과 '봄봄봄' 이후 저작권 등록을 마쳐 논란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가수 아이유에게도 올해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유의 '분홍신'은 지난 10월 해외 뮤지션 넥타의 '히얼 어스'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잇따랐으나 "재즈스윙이라 장르적 유사성에서 온 해프닝일 뿐 기술적으로 전혀 다른 노래"라고 강력 반박했다.


지난 11월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2013 자유로 가요제'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팀 거머리(프라이머리 박명수)의 곡 '아이 갓 씨(I Got C)'가 뜨거운 감자였다.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와 전주 멜로디와 관악기 포인트가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논란이 거세지자 '무한도전' 제작진 측은 '아이 갓 씨'음원 판매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프라이머리는 소속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룹 크레용팝도 연이은 표절 시비로 홍역을 치렀다. 특히 최근 발표한 겨울 캐럴 송 '꾸리스마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루팡 3세'의 도입부와 같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소속사 측은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이라고 해명했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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