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26일, 세계적 디바 비욘세(32·Beyonce)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하는 소식이 미국 빌보드를 통해 전해졌다. 최근 발표한 솔로 정규 5집이자 셀프 타이틀 앨범 '비욘세'가 공개 첫 주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로 데뷔한 것이다.
비욘세는 솔로 1집부터 5집까지 5장의 정규 앨범 모두를 발매 첫 주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려놓은 최초의 여성 아티스트가 됐다. 그녀는 솔로 1집 '데인저러슬리 인 러브(Dangerously In Love)'(2003), 2집 '비'데이(B'Day)'(2006), 3집 '아이 엠...사샤 피어스(I Am...Sasha Fierce)'(2008), 4집 '4'(2011) 등을 선보이자마자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이미 데뷔시켰다.
1981년생인 비욘세는 17세이던 1998년 미국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1집으로 공식 데뷔했다. 그룹 활동이 뜸했던 2003년에는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냈고 수록곡 '크레이지 인 러브(Carzy in love)'를 대히트 시키며 전 세계를 아우르는 스타로 우뚝 섰다.
비욘세는 2008년 힙합계의 최고 거물 제이 지(Jay Z)와 결혼 및 2012년 첫 딸 출산 뒤에도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팝 신에서 여전히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 앞에 '30대 유부녀'란 수식어는 전혀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은 셈이다.
비욘세의 솔로 정규 1위 소식이 전해진 날, 이효리(34)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한국의 비욘세' 중 한 명으로 불려왔던 이효리가 26일 '2013 KBS 가요대제전', 29일 '2013 SBS 가요대전', 31일 '2013 MBC 가요대축제'에서 과연 어떤 무대를 선보일까하는 궁금증에서였다.
비욘세는 지구촌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이효리는 국내 위주로 활동하는 등 두 가수의 활동 반경 차이는 뚜렷하다. 비교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가요계로만 한정짓는다면 이효리가 지난 15년 간 보여준 파급력과 음악에 대한 열정, 그녀가 걸어가고 있는 길의 의미는 비욘세가 전 세계에서 보여준 그것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1979년생으로 한국나이 스무 살이던 지난 1998년 원조 요정 그룹 핑클의 리더로 데뷔한 이효리는 가요계에 출격하자마자 청순하고 귀여운 외모에 발랄한 음악들을 앞세워 곧바로 인기몰이를 했다.
평소 힙합에도 관심이 많았던 이효리는 2003년 마침내 솔로 1집을 발표, '텐 미니츠(10minutes)'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최고 섹시 여가수로 우뚝 섰다.
핑클이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한 2005년 이후, 이효리는 여러 부침이 있었음에도 음악을 지속했고 올 5월에는 솔로 정규 5집을 공개한 뒤 '미스코리아'와 '배드 걸즈'(Bad Girls)'로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건재함을 뽐냈다.
이효리 5집의 성공은 국내 가요계에서 30대 댄스 여가수도 콘텐츠가 좋으면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사실을 후배 가수들에 제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효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9월에는 동료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상순과 결혼, 30대 여가수에 유부녀란 타이틀까지 붙였다.
이효리 이전에는 30대 댄스 여가수가 메이저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한 사례 조차 찾기 힘들었다. 이에 퍼포먼스를 강조한 30대 여가수가 결혼까지 한 뒤 왕성히 활약한 것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 간 국내 여러 곳에서 스타들의 사생활과 관련, 외국에 비해 지극히 민감하게 반응한 한 것은 물론 가수 스스로도 이 장벽을 깨려 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이미 30대에 들어선 이후에도 계속 새 앨범을 내며 히트까지 기록한 이효리가 있었기에, 그녀가 유부녀가 된 이후의 첫 공식 공연 무대들인 올 연말 지상파 가요축제들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2013 KBS 가요대제전'과 '2013 SBS 가요대전'을 끝낸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이효리는 30대 유부녀 댄스 여가수도 국내 가요계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했다. 솔로 가수로서 섹시함에 원숙미까지 더한 모습은 물론, 다이나믹 듀오와 씨엘 등 후배 가수들과 인상적인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효리의 나이와 결혼 여부 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알고 있지 못했다면 30대 유부녀 가수로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는 열정적이고 프로페셔널한 무대를 보여줬다.
가수에게 나이와 결혼 여부는 단지 선입견에 불과하는 것을 올 연말 지상파 가요축제 무대를 통해 잘 증명하고 있는 이효리. 그녀가 향후 또한 왕성하게 활동, 한국 가요계도 비욘세처럼 결혼 및 출산 이후에도 음악과 퍼포먼스로 사랑 받는 30대 이상의 여가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더욱 확실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가요계의 폭을 더욱 넓히고 후배 여가수들에도 힘이 될 수 있어서다.
이효리는 31일에는 '2013 MBC 가요대제전' 출연, 솔로 무대와 함께 타이거JK 윤미래부부와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길혜성 기자com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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