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렬한 음악, 자극적인 콘셉트가 난무하는 가요계에 신선한 남자들이 찾아왔다. 댄스가 주도 아니고, 화려한 화장을 하지도 않는다. 진한 보컬에 감미로운 화음, 봄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보이스를 가진 네 남자, 소리얼(변장문 강성호 류필립 주대건)이 대중과 마주했다.
'소리얼'이란 이름이 듣는 순간 가슴에 와 닿는다. '리얼하다'와 '얼이 담겼다'는 어감이 공존한다. 어떤 뜻일까.
"맞아요. 두 가지 뜻이에요(웃음). '쏘 리얼(So Real)'이라고 읽으면 '진짜'라는 의미로 '정말 음악을 하고 싶다'는 포부가 담긴 거고요, 한국말로 했을 때는 '소리 얼'이라 읽고 영혼이라는 '얼'을 내포해서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라는 의미를 가져요."(변장문)
소리얼은 스타제국에 몸담고 있다. 손꼽히는 보컬 그룹으로 이미 자리잡은 V.O.S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소속사에서 V.O.S 이후 10년만에 선보이는 남성 보컬 그룹이다. 부담도 있을 법했다.
"솔직히 없진 않았어요. 형들이 도움이 컸죠. 많은 걸 가르쳐 주셨어요. 노하우도 전수해 주시고. 소속사 대표님께서도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10년만인데 같은 느낌으로 나가면 안 되는 거잖아요. 차별화가 있어야 해서 나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던 것 같아요."(류필립)
그렇다면 V.O.S와 확실한 차별점은 무엇일까. 류필립은 "선배님들은 대중에게 진중한 분위기로 어필을 했다면, 저희는 때묻지 않은 목소리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강성호는 "어떤 분들은 저희에게 '조미료가 빠진 유기농 같은 그룹'이라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소리얼은 지난 13일 '소 리얼 스토리(So Real Story)'를 발표하고 이날 케이블채널 Mnet '엠 카운트다운'에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첫 앨범 타이틀곡은 '심장이 말했다'이다. 작곡가 김태현이 작곡과 편곡을 맡았고 차상민이 그와 공동 작사했다. 80~90년대에 유행한 신스팝 장르를 현대 버전으로 재해석한 노래로, 헤어진 전 연인을 그리워 하는 가사가 담겼다.
'심장이 말했다'로 약 보름간 활동을 잇고 있는 네 남자, 소감을 물었다.
"아직 현실이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언제 데뷔를 할 지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했거든요. 과연 데뷔를 할 수 있을 지도 걱정됐고요. 그런데 정말 딱 데뷔 한 달 전에 회사에서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땐 안 믿었어요. 꿈이 아닐까 생각도 했고요. 꿈에서 깨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웃음)."(변장문·강성호)
고대하던 데뷔를 갓 했다. 소리얼이 꿈꾸던, 기대해 왔던, 머릿속에 그리던 가요계와 같았을까. 멤버들은 "조금 다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변장문은 "가수가 직업이니 그저, 마냥 노래만 잘 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주대건은 "저희는 음악 시장의 '쉼표'가 돼야 하니 표정이나 제스처로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쉼표'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 졌다. 변장문은 "화려한 음악이 많은 시장에서 편안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저희가 일조 해야죠"라며 "보는 것도 절대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하게 다가갈 거예요"라고 밝혔다.
보여주는 음악보다는 '듣는 음악'으로 대중에게 성큼 다가가겠다는 소리얼. 목소리만을 내세우는 팀을 최근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물기에, 꿈과 목표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물론 이름을 알리고 싶죠. 그런데 더 이루고 싶은 꿈도 있어요. 저희로 하여금 보컬 그룹의 붐이 일었으면 좋겠어요. 건방져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뜻이 아니라 목소리 좋은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해요. 듣는 음악을 즐기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어요(웃음)."(변장문·주대건)
"정말 꿈이 이게 다예요?"라고 되묻자, 쑥쓰러운 듯한 표정을 지은 멤버들은 이내 솔직한 속내도 드러냈다.
"상반기에 처음 나왔으니까 하반기에는 수상을 한 번. 하하. 솔직히 후보에라도 있었으면 해요. 그리고 더 큰 목표도 있어요. '소리얼'이라는 이름이 많은 분들 입에 오르내렸으면 좋겠어요. '음악 잘하는 그룹 있지?'라고 하면, '아~ 소리얼?' 이렇게요(웃음). 이제 시작이니까요.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매력을 하나 둘씩 차근차근 풀어 볼게요. 소리얼, 기억해 주세요."
이지현 기자starjij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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