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아이돌 그룹 위너(강승윤 김진우 이승훈 송민호 남태현)가 보낸 1년 5개월의 공백은 놀라운 성장의 시간이었다.
지난 2014년 8월 발표한 데뷔 앨범 '2014 S/S'로 그해 연말 가요시상식 신인상을 싹쓸이한 위너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음악과 매력으로 다시 한 번 가요계를 강타했다.
이들이 1일 0시 발표한 새 미니앨범 'EXIT:E'의 더블 타이틀 곡 '베이비 베이비'(BABY BABY)와 '센치해'는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했다. 진정성 있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이날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성적은 크게 기대 안 했다"며 겸손하게 입을 모았다.
'성적' 대신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위너가 이번 앨범으로 드러낸 음악적 색깔은 '리얼리즘'(Realism)이다. 남태현은 "우리 곡의 가사들을 보면 허세가 없다"며 "가사를 음미하고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 일답
-1년 5개월에 컴백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강승윤)굉장히 감격스럽고 지난 1년 5개월의 시간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 방송하면서 살짝 좀 울컥했다. 감회가 남다르더라. 1년 5개월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마냥 쉰 게 아니라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긴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까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탄탄한 앨범 들고 나왔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공백이 길어지니까 쫓기는 느낌은 없었나.
▶(강승윤)그런 게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아이돌 그룹치곤 나이가 좀 있어서 현실에 쫓긴다. 한국 가수로 활동하려면 얼굴을 많이 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시간이 길어서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음악에까지 그런 마음이 담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수정 기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좀 더 심혈을 기울여 내려고 신경썼다.
-음원 성적이 좋다. 각종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강승윤)음원 성적은 크게 기대 안 했다. 앨범에 대한 자신은 있었는데 성적은 최대한 기대 안 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지금 1위를 하고 있어서 감사하면서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남태현)처음부터 1위를 하겠다고 만든 곡이 아니다. 순위에는 솔직히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사람이다 보니까 좋은 성적을 내면 좋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진짜 순위는 안 보려고 했는데 오전 6시까지 보고 잤다.
-신곡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남태현)데뷔 앨범 활동이 끝나고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음악 방송도 하다 안하니까 마음이 허전했다. 뭔가 큰 것 하나가 쑥 빠져나간 느낌이랄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악기를 배웠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이것 저것 하다 자연스럽게 이런 곡들이 나온 것 같다. 진심을 담아서 쓴 곡이라 애착이 많이 가더라.
-데뷔 앨범 '2014 S/S'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진 않았는가.
▶(강승윤)평가란 게 주관적이지 않은가. 물론 굉장히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 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아니었다. 계속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곡 작업을 했다. 1년 5개월의 공백기가 걸린 게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이번 앨범은 확실히 더 성숙하고 성장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린 이번 결과물이 더 만족스럽다.
▶(남태현)저희가 직접 프로듀싱 하는 만큼 곡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과분한 일이 너무 많이 벌어져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내 노래가 음원차트에 올라 와있다는 자체가 믿기지가 않는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앨범을 만들 때 어떤 콘셉트를 짜고 시작하는가.
▶(강승윤)전혀, 노선 같은 것은 없다 .
▶(송민호)곡 작업할 때 뭔가 주제를 받고 시작하면 갇혀버리기 때문에 기준을 두지 않는다.
▶(남태현)저희 곡의 매력이라 하면 일부러 꾸며내거나 유행을 시키기 위해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멤버들과 같이 작업해보면 각자 생각하는 것들, 진심을 최대한 녹이려고 하는 것 같다.
-사전 프로모션으로 진행한 커버 프로젝트에 지드래곤, 자이언티 등 쟁쟁한 가수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오히려 원곡이 묻히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았나.
▶(강승윤)완전 그랬다. 워낙 이 업계에서 알아주시는 분들이다. 음악 실력이 뛰어나고 쟁쟁한 분들이다. 솔직히 내가 그 분들 보다 노래를 못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노래가 나오기 전에 커버가 나와서 걱정을 많이 했다. 커버 곡을 먼저 듣고 선입견이 생기면 오히려 반감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감사하다.
▶(남태현)내가 일반인일 때도 너무 좋아했던 분들이다. 해준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그래도 우리 노래가 뒤처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곡을 프로듀싱한 사람으로서 노래에 저희 멤버들의 목소리가 입혀졌을 때 놀랐다.
-이번 앨범이 연간 프로젝트 'EXIT MOVEMENT'의 일환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승윤)그렇다. 구체적으론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확실하게 뭘 정해놓고 하고 있진 않다. 더 좋은 곡으로 나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같은 소속사 아이콘과 비교가 많이 되는데, 전날 아이콘은 단독 콘서트를 가졌다. 질투가 나진 않던가.
▶(강승윤)우리끼리는 굉장히 친하다. 회사 안에서나 대중에게는 라이벌처럼 비친다. 선의의 경쟁을 하는 그룹이다. 아이콘이 단독 콘서트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얼마나 배 아플지 생각했다. 스케줄이 있어서 콘서트에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막상 영상 클립을 봤는데 멋있더라. 할 말이 없더라.
-양현석 대표가 이번 앨범에 각별하게 신경을 많이 썼다던데.
▶(남태현)대표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느낌은 이렇게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의견을 많이 주셨다. 덕분에 퀄리티가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강승윤)뭔가를 하려 하지 말고 그냥 자연스러운 너희들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말씀하셨다.
-소속사 선배 빅뱅에게 영감을 받는 부분은 없는가.
▶(강승윤)빅뱅은 앞장서서 길을 닦아주신 선배들이다. 데뷔하신 지 10년 정도 됐는데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발전하시는 모습을 보면 많이 자극이 된다. 사실 전 앨범이 잘 돼서 공백 초반에는 허우적거릴 될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빅뱅 선배님 앨범 들으면서 자극을 받았다.
-위너의 음악은 YG 색깔과 조금 다른 것 같다.
▶(남태현)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표님이 저희에게 다른 루트를 보신 것 같다. 정말 빅뱅스럽고 그런 곡을 해야지만 잘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장님은 그렇지 않더라. 저희 개성을 많이 존중해주는 것 같다.
-위너는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
▶(남태현)음악은 눈보다는 귀로 소통하는 매체다. 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하고 가사를 음미하고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우리 곡의 가사들을 보면 허세가 없다. 저희는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잘 났다고 못한다. 진정성, 리얼리즘이 우리 음악의 색깔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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