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출나진 않지만 호감형인 얼굴부터 차분한 말투, 단정한 옷차림까지. 그의 음악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전형적인 '착한오빠' 이미지를 가진 그가 결혼소식을 밝혔을 땐 "김동률처럼 영원히 멋진 솔로로 남아있길 바랬다"는 농담 섞인 팬들의 원성이 나올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기도 하다.
그런 노리플라이 권순관(37)이 3월 9일 두 번째 솔로 정규앨범 '커넥티드(Connected)'를 발매한다. 이번 정규앨범은 권순관이 무려 7년 만에 발매하는 솔로앨범이다. 7년 사이에 권순관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가정을 꾸리며 세상을 보는 관점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자신을 지배하던 쓸쓸하고 고독했던 감정이 사라지고 안정, 사랑 등의 감정이 풍만해졌다. 이러한 감정을 음악으로 녹여냈고, 그 결과 정규 2집 '커넥티드'는 더욱 차분하고 착한오빠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
"솔로 앨범으로는 7년 만이고 노리플라이 이후론 3년 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제겐 많은 일이 있었어요.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기면서 심경의 변화가 컸는데 우선 마음이 안정됐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통해선 따듯해진 마음을 전달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특히나 오랜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만큼 팬분들이 어떻게 받아주실지 너무 설레고 궁금해요. 매일매일 기대로 살아가는 요즘입니다."
무려 7년 만에 발매하는 솔로 앨범이지만 '커넥티드'는 매우 담백하다. 피아노 선율 위에 잔잔한 멜로디, 여기에 담백한 권순관의 목소리가 전부다.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을 텐데 욕심을 버리고 비워냈다.
"그러면 먼저 노리플라이 3집 이야기를 해야됩니다. 하하. 그 앨범을 무려 4년을 준비했었어요. 대중과 팬들의 기대에 대한 부감감, 그리고 스스로도 '인생의 명작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앨범을 작업해서 말 그대로 영혼을 갈아 넣은 앨범입니다. 그러면서 느낀 게 많았고, 솔로 앨범에선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 최대한 비워내려고 했어요."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타이틀처럼 '연결'이다. 권순관은 그동안 혼자 살아오면서 생긴 성향과 가치관들이 결혼을 시작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결국 나란 존재는 주변 사람들과 연결됐다'라는 운명론적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인생에는 과정이 있고, 그렇기에 내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시점에도 어떠한 이유가 있다. 결국 사람과 더 떨어질 수 없는 이유가 생겼다.
"아내가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한 거죠. 이전에는 이별, 사랑, 아름다움 등 거창한 대주제를 주로 다뤘었는데 결국 가장 큰 주제는 한 사람에 대한 마음이더라고요."
권순관의 말처럼 이번 정규 2집 '커넥티드'는 결국 권순관과 연결된 사람들, 특히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타이틀곡 '너에게' 또한 아내에게 하는 이야기다. 권순관은 "같이 힘들게 세월을 보낸 사람에게 문득 보내는 이야기이다. 한번은 제가 부족한 남편인 것 같다고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대로가 괜찮다고 말하는 그에게 크게 위로가 된 경험이 있다. 어려웠던 시간 들이 지금의 우리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만든 노래"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서 노래를 다 쓰고 가장 먼저 아내에게 들려줬는데 펑펑 울더라고요. 지난 시간들이 다 느껴지고 제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고. 사실 옆에 있는 사람을 매일 보면 평범하잖아요. 근데 노래를 듣고 제가 큰 사람으로 보였다고 하네요. 하하. 큰 힘을 얻었습니다."
1번 트랙 '이사'부터 마지막 8번 트랙 '터널'까지 듣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곡이 발견된다. 바로 3번 트랙 '커넥티드'. 크러쉬(Crush)가 참여한 이 곡은 모르고 들으면 크러쉬 노래라고 착각할 정도로 힙하다.
"곡을 만드는 스케치 단계에서 편곡까지 이어지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니라고 판단됐어요. 그래서 힙한 아티스트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편곡자들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줬고, 처음부터 젊은 아티스트들을 염두하고 작업한 만큼 크러쉬가 적임자라고 판단해 피처링을 요청했어요. 크러쉬가 참여해주면서 곡이 완성됐어요. 장르부터 곡의 분위기까지 완전히 바꿔버렸는데 역시는 역시더라고요."
크러쉬가 참여한 '커넥티드' 뿐만 아니라 모든 곡을 듣고 있으면 이번 앨범은 감성에 집중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노리플라이 정규 3집 이후 권순관은 프로듀서로서도 활약했다. 여러 가수들에게 곡을 주면서 그 또한 배운 것들이 많았고, 이것을 이번 앨범에 녹여냈다.
"기존에 전 녹음할 때 하나 부르고 편집하고 하는 타입이었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랬죠. 그런데 다른 가수들과 작업해보니 이렇게 하지 않더라고요. 컨트롤은 엔지니어가 해주고, 가수 본인은 오롯이 노래에 집중해 편하게 부르더라고요. 만악 오늘 감정이 나오지 않으면 다음에 하고 이런 식으로요. '감정을 캡처한다'는 개념을 배웠어요. 특히 권진아 같은 경우는 물론 음정과 박자도 뛰어나지만 완전 느낌 대로 부르더라고요. 2절 같은 경우는 통으로 부르다시피 녹음했어요. 속으론 '이게 좋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입체감있게 들리고 감정선이 살아있었어요. 성시경, 정승환 등 가수들도 마찬가지고요."
이에 권순관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에선 편집점을 버리고, 감정선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녹음했다. 만약 발성과 음정 등이 조금 부족해도 감정선이 느껴졌다면 그대로 살렸다. 권순관은 "지금까지의 앨범은 자잘한 점이 연결돼 선이 된 느낌이라면, 이번 앨범은 선은 선대로 점은 점대로 자연스럽게 늘어진 느낌이다. 노래를 보는 시선이 많이 변했다"고 했다.
권순관은 이번 앨범을 듣는 사람들이 사람에 대해 복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노래들은 한없이 자극적이고 일회성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제 노래는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모든 가수들의 당연한 바램이지만요. 저 역시 제 결과물들이 오랫동안 사랑 받길 바래요. 요즘 개개인의 삶이 중요해지면서 사람에 대해,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노래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저는 특히 사람에 대해 복기시키고 싶었어요. 앨범을 듣는 사람들이 '권순관은 뮤지션이지만 나와 같이 호흡하며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이구나' 하고 느끼시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시국이 어려운데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어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데뷔하고 지금까지의 순간을 되돌아봤다. 동네 형 동생으로 지내던 두 사람이 얼떨결에 데뷔하고 예상보다 과분한 사랑을 받기도 했고, 뜨거웠던 시절이 지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돌아보면 행운이 많이 찾아왔던 사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 음악부터 파트너, 가족, 그리고 팬들을 만난 것까지. 후회도 남고 결실도 맺었던 활동이었는데 제 힘으로 모든 것을 이뤄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요. 제가 지금까지 비교적 건강하게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이 주는 신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여정들이 너무 즐거웠고요. 그래서 앞으로 펼쳐질 여정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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