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 인간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인플루언서, 광고 모델에서 시작해 쇼호스트, 앵커로까지 나서더니 이제 가요계까지 발을 뻗고 있다.
국내 가상 인간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로지는 이달 중 가수로 데뷔한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선보인 로지는 지난해 신한라이프 TV광고를 통해 이목을 끌었던 가상 인간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1만명을 넘는다. 2021년에만 1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로지의 데뷔곡 데뷔곡은 볼빨간사춘기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바닐라맨 정재원이 프로듀싱했다. 음원 IP 수익화 전문회사인 뮤직바인(MUSIC VINE)이 자신들의 첫 프로젝트로서 기획 총괄·제작사로 참여했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내과 박원장'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던 로지는 가수 데뷔를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가상 인간 김래아도 최근 가수 데뷔를 알렸다. 김래아는 LG전자가 AI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 인간으로, 지난해 김'CES 2021'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로 일상을 공유하며, 1만명대 팔로워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미스틱스토리와 김래아의 뮤지션 데뷔를 위한 업무협악(MOU)도 맺었다. 김래아의 앨범 프로듀싱엔 미스틱스토리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이 직접 참여한다. 김래아는 한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 아트, 패션 등 다양한 요소와 협업해 모두가 참여하고 소통하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와 자이언트스텝이 손잡고 탄생시킨 가상 인간 한유아도 2월 말 음원 발매를 앞두고 있다. 한유아를 만든 자이언트스텝은 최근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로부터 40억원 규모 투자 유치해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은 한유아는 음원 발매를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제 1호 가상인간으로 꼽히는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이미 정식 음원을 발표한 가수다.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브러드가 선보인 릴 미켈라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310만이 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릴 미켈라는 지난해 발표한 음원으로 빌보드 차트에서 47위, 스포티파이 차트 8위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처럼 SNS를 주 무대로 활약하던 가상 인간들이 연이어 가수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콘텐츠 확장이 주된 이유다. 하나의 영역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며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한 가상 인간 제작사 관계자는 "가수 데뷔는 가상 인간의 세계관, 콘텐츠 확장의 일환"이라며 "최근 드라마, 예능 섭외도 많이 오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 진출을 고민 중이다. 가수를 비롯해 메타버스 세상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에게 다가가려 한다"라고 밝혔다.
팬덤 구축도 가상 인간의 가수 데뷔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음악은 팬덤을 구축하기 좋은 수단"이라며 "앞서 K/DA 등 가상 아이돌들이 음악으로 팬층을 확보한 사례가 있듯이, 버추얼 인플루언서들도 좋은 음악을 선보인다면 팬덤을 키워 자신들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