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KARD)가 혼성 그룹의 부흥을 예고했다.
카드(비엠, 제이셉, 전소민, 전지우)는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카페에서 여덟 번째 미니앨범 '드리프트(DRIFT)'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리프트'는 멈춰 선 순간의 고민과 시선을 노래한 전작과 달리 '이제는 어디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담은 신보다. 정해진 길 없이 흘러가는 듯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 방향성이 존재하는, 낯선 길 위를 질주하고 때로는 멈춰 서며 자신만의 궤도를 그려가는 여정을 표현했다.
타이틀곡 '터치(Touch)'는 뜨거운 도심 속 파티장에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누군가를 매료시키며 '나를 갖지 못하면 아쉬움은 네 몫'이라는 강렬하고 당당한 메시지를 그린 트랙이다.
◆ 혼성 그룹 라이벌 등장.."올데이 프로젝트 보는 재미 有"
카드는 최근 K팝 시장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혼성 그룹 론칭에 대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카드가 데뷔한 2017년만 해도 국내 가요계에는 혼성 그룹이 흔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재쓰비(재재, 가비, 승헌쓰)를 시작으로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의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까지 혼성 그룹이 연달아 데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소민은 "경쟁 의식은 전혀 없고 난 정말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혼성 그룹으로 나왔을 때는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릴 신기하게 봐주셨고 우리는 혼성 그룹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리가 강렬한 이미지를 남겨놔서 그런지 지금에서라도 이렇게 혼성 그룹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매력 어필이 되지 않았나 싶어서 너무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이셉도 "나도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SNS를 보고 있었는데 (올데이 프로젝트가) 뜨지 않나. 너무 멋있더라. 댓글에 보니까 카드 얘기도 있더라. 예전에 봤던 건데 '혼성 그룹을 하면 안 되는 이유'라면서 혼성 그룹을 하면 왜 안 되는지, '카드를 봐라' 이런 게 있더라. 악플이긴 했는데 어찌됐든 언급은 한 번 더 되는 거니까 개인적으로 좋더라"라며 웃었다.
비엠 역시 올데이 프로젝트의 매력을 극찬했다. 그는 "신기한 게 우리도 보면 각자 멤버들의 느낌이 서로 다른데 올데이 프로젝트도 비슷하더라. 조합도 좋고 보는 재미도 있었다. 카드 데뷔 초창기에는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오롯이 '어떻게 해야 잘 보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 밖에 없어서 한 발자국 뒤에서 볼 줄 몰랐는데 지금은 올데이 프로젝트를 한 발자국 뒤에서 보니까 '사람들이 카드 초창기에 이렇게 봤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더블랙레이블에 친한 형님들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올데이 프로젝트를 만나면 너무 신기하고 재밌을 것 같아요. 멤버 중 타잔이라는 친구랑은 예전에 화보를 한 번 찍었어요. 그때는 이렇게 데뷔할 줄 몰랐죠. 우리가 바라보는 혼성 그룹도 신기한데 '리스너분들은 얼마나 더 신선할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만약 활동이 겹치면 꼭 만나보고 싶어요" (전소민)
◆ 카드가 직접 경험한 혼성 그룹의 장단점은?
전소민은 "거의 1년을 채우고 컴백했다.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해 선보였던 콘셉트 보다는 자신있고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니까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라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엠은 새 앨범에 대해 "2000년대 음악을 다시 트렌디하게 재해석했다. 도심의 파티장에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상대방한테 '나를 갖지 못하면 아쉬움은 너의 몫이다'라는 의미를 표현한 섹시한 곡이다. 당당한 자신감을 많이 유발하는 곡이다"라고 소개했다.
제이셉은 타이틀곡 '터치(Touch)'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곡을 많이 듣고 '어떤 거 하지?' 고르려던 찰나에 보석처럼 다가온 곡이다. '이거 킥인데?', '이거 괜찮은데?'라고 생각해서 바로 이 곡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라고 말했다.
"노골적으로 야한 느낌보다는 성숙한 섹시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뮤직비디오도 보시다시피 저희가 표현을 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저희를 유혹해도 조금 도도하게 있는 모습이 있어서 이러한 섹시함이 있어요." (전지우)
"섹시하려고 섹시를 표현하기보다는 8년 전 20대 초반에는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걸 했는데 아무래도 30대가 되니까 이 나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섹시함을 조금 더 표현하고자 했어요." (전소민)
카드는 국내에 몇 없는 혼성 그룹이다. 하지만 지난해 재쓰비를 시작으로 올해 올데이 프로젝트까지 연달아 혼성 그룹이 데뷔하면서 K팝 시장에는 전에 없던 '혼성 그룹 열풍'이 불고 있다. 그렇다면 약 8년 동안 혼성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카드가 느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제이셉은 "음역대 맞추는 게 어렵다. 또 초반에는 옷 갈아입을 때가 제일 불편했다. 다른 그룹들은 대기실에서 그냥 갈아입는데 우린 남자가 옷을 들고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고 돌아와서 불편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불편함은 스태프가 남녀에 따라 누구나 겪는 고충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비엠과 전지우는 "가장 좋은 장점은 곡이 풍성해진다는 거다.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가 다 있다. 장점은 많다고 생각한다. 안무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잘 꾸밀 수 있다. 어떻게 조합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되는 게 장점이다"라고 전했다.
◆ 카드가 올데이 프로젝트에게 말한다.."개인 역량 잘 다지길"
카드는 오랜만에 데뷔한 후배 혼성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를 향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비엠은 "소통을 많이 해라", 전소민은 "개인 역량을 잘 다져놨으면 좋겠다. 그걸 잘 키워놓으면 팀으로 합쳐졌을 때 더 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응원했다.
"여자 멤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해요. 제가 박준영, 브라이언 선배님이랑 한 예능을 촬영할 때 나온 얘긴데 남자들끼리 대화를 하면 그 포인트가 전달되는 게 중요한데 여자랑 얘기할 땐 그 포인트가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중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얘길 꼭 말해주고 싶어요." (비엠)
혼성 그룹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슈도 있다. 바로 남녀간의 이성적 문제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기 때문에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생겨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 하지만 카드는 이와 관련해 딱 선을 그었다.
제이셉은 "이건 장점도, 단점도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은 확실하게 정해져있다. 그냥 동생들이다"라며 웃었다.
전지우 역시 "새로운 혼성 그룹이 나오니까 '8년 전보다 세상이 정말 많이 열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도 그렇고 모든 게 오픈돼있더라. 우리가 처음에 나왔을 땐 생소하고 낯설고 편견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굉장히 친구처럼, 또 남매처럼 봐주시고 있는 그대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카드의 여덟 번째 미니앨범 '드리프트'는 지난 2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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