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겨우면서도 감성적인 그루브의 살사(Salsa)와 룸바(Rumba) 리듬이 무대를 휘감는다. 아코디언, 색소폰, 바호 퀸토(멕시코 전통 기타)를 중심으로 일렉트릭 베이스, 드럼 등 현대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진 음악에 관객들은 흠뻑 취한다. 온몸이 반응한다. 뜨거운 열정, 춤과 음악, 다양한 감정이 풍부하게 녹아든 라틴 음악 특유의 역동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의 가슴마저 뛰게 한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의 오디션 프로그램 '파세 아 라 파마(Pase a la Fama)' 결승 무대는 마치 축제와도 같았다. 1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이나 데뷔라는 꿈을 향한 '골든 티켓'은 모두 잠시 잊은 듯 했다. "우리가 그전에 경험해왔던 것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강렬했고, 감정이 요동쳤으며, 우리를 한계 이상으로 몰아붙였다." '파세 아 라 파마' 우승팀 무사(Musza)의 베이시스트 호도우프 블랙모어(Rodolfo Blackmore)는 이처럼 회고했다.
하이브의 라틴 음악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방시혁 의장이 주창한 'K-밥 방법론'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한국식 오디션 문화'의 확장과 이를 통한 라틴 뮤지션의 세계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멀티 홈, 멀티 장르(Multi-home, multi-genre)' 전략이 'K-팝 제작 시스템의 세계화'뿐 아닌 현지 음악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지 실력파 뮤지션들이 경연과 트레이닝을 거쳐 밴드를 결성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파세 아 라 파마'의 성공이 그 배경이다. 실제 미국 스페인어 방송사 텔레문도(Telemundo)에서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첫 회부터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동시간대 스페인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닐슨 레이팅 기준)를 차지했다. 18~49세 성인 시청자 타깃에서 평균 20만 명, 전체 시청자 수는 68만 8000명에 달했다.
가종현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CEO는 "파세 아 라 파마' 우승팀 '무사'뿐 아니라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대부분의 밴드가 각자의 매력과 서사를 쌓으면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파세 아 라 파마'의 성공은 단순히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을 넘어 차별화된 라틴 음악 생태계를 구축한 첫걸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아티스트 개발부터 최고 수준의 음악 제작, 콘텐츠 관리, 팬과의 인터랙티브 경험까지 360도 아우르는 이른바 'K-팝 제작 시스템'에 대한 현지 미디어의 관심이 매우 크다"라고 전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신규 레이블 '시엔토 레코즈(S1ENTO Records)'를 설립하고 우승팀 무사(Musza)와 최종 결승까지 올랐던 데스티노(Grupo Destino) 그리고 방송 당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로우 클리카(Low Clika)와 계약을 맺었다. 이들이 앞으로 선보일 음악과 활동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시엔토 레코즈를 이끌고 있는 미르나 페레즈(Myrna Perez)는 "멕시코 음악의 전통을 존중하면서 이를 하이브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팀 무사의 드러머 신시아 오초아(Cynthia Ochoa) 역시 "우리의 뿌리와 맞닿아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한다. 라틴 음악의 색채를 글로벌 무대에 올리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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