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홍보 사진을 AI로 과도하게 보정해 20년은 젊어 보이는 사진을 제출했다가 당에서 쫓겨난 네덜란드 지방 정치인이 화제다.
주인공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블레이도르프-베르흐폴더르 지구의회 의원 파트리샤 라이흐만(59). 그는 지난 3월 18일 지구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됐지만, 현지 신문사에 제출한 후보 홍보 사진이 실제 외모와 너무 달라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속 라이흐만은 30대처럼 보일 만큼 젊고 세련된 모습이었지만, 실제 당선자 사진과 나란히 놓이자 "완전히 다른 사람", "이게 어떻게 같은 사람이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두 사진을 비교한 게시물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라이흐만은 "신문사에 제출할 사진의 해상도가 너무 낮아 온라인 도구로 화질을 올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AI 보정이 아닌 단순한 화질 개선이라는 주장이었다. "정말 내 사진이 맞다. 현재 복용 중인 약 때문에 얼굴이 다소 달라 보일 수 있지만, 곧 약을 끊을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갔다. "실제로도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는 말을 항상 듣는다. 아들과 함께 다니면 남자친구로 오해받을 정도"라며 젊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사진과의 극명한 차이 앞에 이 발언은 오히려 빈축을 사며 더 큰 웃음거리가 됐다.
소속 정당인 '리프바르 로테르담(Leefbaar Rotterdam·살기 좋은 로테르담)'은 이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은 "사진이 AI로 과도하게 편집됐으며 현실적인 모습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공식 인정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라이흐만이 이를 거부하자 당은 결국 출당 조치를 내렸다. "채용 면접 당시 제공한 정보가 현실과 다를 경우 신뢰 관계를 유지할 근거가 없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현지 매체 '알헤민 다흐블라트'는 라이흐만이 자신이 대표하는 선거구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의원으로 선출된 지역구에 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라이흐만은 두 곳의 주거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신의 주 거주지가 해당 선거구 내에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 논란에 거주지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그를 둘러싼 신뢰 문제는 더욱 깊어졌다.
현재 라이흐만은 출당은 됐지만 의원직은 유지하며 무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당에서 쫓겨났음에도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은 데 대해 "당선된 의원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의원직을 박탈할 방법이 없다"는 현행 제도의 허점도 함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피치픽셀(PetaPixel), 오디티센트럴(Oddity Central) 등 해외 매체들은 "AI가 정치 현장에서도 유권자를 기만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번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피치픽셀은 "자신의 당조차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은 AI 이미지 보정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정치권 신뢰성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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