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배우 유지태가 직접 원안을 쓰고 제작한 연극의 주연배우로 나섰다.
유지태는 16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 극장에서 열린 연극 '육분의 륙'(12월1일~2006년 1월1일,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낮에는 영화 '가을로' 촬영, 밤에는 연극연습을 하느라 일주일에 한번 팬티를 못 갈아 입을 정도다. '이게 바로 사서 고생이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육분의 륙'은 러시안 룰렛 게임을 통해 상류측의 모순과 허위의식을 조명한 작품. 유지태는 이 연극에서 재벌 3세인 경제연구소 연구원 정민부역을 맡았다.
지난해 연극 '해일'을 통해 첫 연극무대에 오른 유지태는 지난 4월 공연 및 영화제작사 유무비를 설립해 첫 작품으로 '육분의 륙'을 내놓았다. 다음은 유지태와의 일문일답.
-연극 '육분의 륙'에 대해 알려달라
▶대한민국 국민의 80~90%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 판타지를 갖고 있다. 죽음마저 향락의 도구로 이용하는 상류사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느낌에 대한 반문을 담고 있다.
-연극 제작 및 출연동기는?
▶대학시절 연극을 전공했다. 키가 크다 보니 대학시절에는 조명, 무대 일을 많이 했다. 그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극장 무대에서 연극 창작을 해보고 싶었다. 일단 내 취향은 문학,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르다. 요즘에는 문화 대부분이 레저와 관계된다. 소극장에는 내 꿈, 내 연기의 기반을 닦고 싶다는 동기가 들어 있다.
-지난해 연극 '해일'에 대한 감회는?
▶지난해 올해 연출을 맡은 이해제님과 같이 했다. 그때는 꿈을 이뤘다는 감회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배우는 끊임없이 매너리즘을 배척하면서 자신의 창작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내 연기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더라도 그것은 나와 무관하다. 왜냐하면 나는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야 하는 창작자이기 때문이다.
-연극과 영화를 비교해 본다면?
▶연극은 두번째다. 영화는 열세번 했다. 영화를 할 때는 설정을 비워 놓는 경우가 많다. 연극은 이와 반대로 배우 스스로 끊임없이 설정을 만들고 채워야 하는 작업이다.
-연극 제작비는?
▶나도 잘 모른다.(웃음) 제작은 프로듀서 등에게 일임하고 있다. 대충은 알지만 그것이 중요한가? 다른 연극보다는 좀더 들었다. 1억4천 정도.
-연극 원안을 직접 썼는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는가?
▶원래 저예산영화로 만들려고 시놉시스를 준비했다. 원래는 향락을 즐기는 친구들의 살인을 다루려고 했다. 모티프는 히치콕 영화,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등에서 얻었다.
-지난해 '해일'에 이어 올해 연극도 연출가 이해제씨와 호흡을 맞췄다. 그 동기는?
▶일단 나를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게 해주신 분이 이해제 연출님이다. 인품, 작품성도 높이 사고 있다. 지난해 또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관객의 평가는 의미를 두는가?
▶연극 자체는 평가보다 유희다. 잘 노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지만 가치 판단은 내 몫이 아니다.
-연습 시간은?
▶연습은 주로 밤에 한다. 나 때문이다. 내가 현재 영화 '가을로'를 촬영중이다. 영화 촬영 전에 연극연습 시간을 비워놓아야 한다고 말했음에도 영화 일정이 지연돼 다른 배우에게 죄송하다. 아침에 영화 촬영하고 저녁에 연습한다. 팬티를 일주일에 한번도 못 갈아입는 적이 많다. 어제 처음 침대에서 제대로 잤다. 어제 세수를 하다가 '아, 이런 게 사서 고생하는 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팀에도 민폐를 끼치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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