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히어로즈의 김병현(35)이 고향팀 KIA 타이거즈로 전격 트레이드 됐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김병현은 이제 고향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넥센은 10일 오후 "KIA 투수 김영광을 받고, 투수 김병현 선수를 내주는 조건에 합의하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나이로 36세인 김병현은 16년 만에 고향팀에 몸을 담게 됐다.
사실 김병현은 임팩트만 놓고 보면 국내야구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선수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2개나 갖고 있다. 수창초-무등증-광주일고 출신의 김병현은 성균관대 2학년이든 지난 1999년 계약금 225만 달러를 받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다. 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받은 계약금 120만 달러를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메이저리그에 흔치 않은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로, 데뷔전에서 마무리로 올라 마이크 피아자(당시 뉴욕 메츠)를 삼진 처리하고 세이브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피아자는 김병현의 공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선 채로 삼진 당했다.
이후 2000년 14세이브-2001년 19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로 자리 잡았고, 2002년에는 36세이브를 올리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두 차례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좋지 못한 기억을 남기기도 했다.
김병현은 2003년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했지만, 2003년 4월 타격 과정에서 부러진 배트에 발목을 맞았고, 이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말았다. 이후 김병현은 보스턴 레드삭스로 팀을 옮겼고, 보스턴과 2년 1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김병현은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콜로라도 로키스-플로리다 말린스를 거쳐 2007년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후 김병현은 2011년 1월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1년 3300만엔에 계약하고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끝내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결국 같은 해 11월 방출되고 말았다. 이후 2012년 1월 넥센 히어로즈와 총액 16억원(계약금 10억원-연봉 5억원-옵션 1억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김병현은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2012년 19경기, 3승 8패, 평균자책점 5.66을 2013년 15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당초 선발 투수로 낙점됐으나, 제구가 잡히지 않았고, 결국 선발과 불펜을 오간 끝에 2군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올 시즌은 아직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이제 김병현은 고향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스스로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데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일단 KIA에서는 불펜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과연 김병현이 KIA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