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FC서울 감독으로서는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패배보다 더 뼈아픈 게 있다. 무득점이다.
서울은 8일 오후 4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라운드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2로 패했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은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점하더라도 골을 넣고 싶다"며 득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시즌 '텐백 축구'의 꼬리표를 지우기 위해서다. 최용수 감독은 올해 열린 기자회견 때마다 "달라진 서울 축구, 서울 본연의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해왔다.
최용수 감독의 바람은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은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 울산을 상대로 상당히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전체적으로 라인을 높게 끌어올린 상태에서 울산과 정면 대결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정조국은 전반 중반 한 차례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때려냈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울산의 견고한 수비에 고전했고 공을 놓치는 실수도 보였다. 좌우 측면 공격수인 윤일록과 에벨톤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4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서 혜성처럼 등장한 김민혁도 이날 선발로 나섰지만 만족할만한 경기력은 보이지 못했다. 결국 김민혁은 전반 45분 만을 소화한 채 몰리나와 교체됐다.
후반에도 서울의 공격력은 무뎠다. 마스다와 하성민으로 꾸려진 울산 중원 자원들에 막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최용수 감독의 '득점 목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실수가 잦았다는 부분도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불만일 듯하다. 2실점 모두 서울의 실수로 인해 나왔다. 전반 22분 실점 장면에서는 골라인 부근에서 울산의 따르따가 공을 잡을 때 서울 수비수들이 나갈 것이라고 미리 판단,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따르다는 공을 살려냈고 문전 쇄도하던 양동현의 헤딩골을 도왔다. 서울 수비진들은 뒤늦게 양동현을 막으려 움직였지만 이미 슈팅은 골망을 흔든 뒤였다.
전반 35분 나온 추가 실점 장면은 완전한 실수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윤일록의 백패스가 울산 미드필더 제파로프에게 연결됐다. 이후 제파로프는 양동현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추가골을 뽑아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우리의 실수로 실점했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가 아쉽다"면서 "정조국과 김현성 등 공격 자원들이 빨리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최전방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공격진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여러모로 최용수 감독에게는 뼈아픈 패배다. 지난 시즌 내내 최용수 감독을 괴롭혔던 저조한 공격력이 올 시즌 초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선수 영입 등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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