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의 울산, 묵직하고도 세밀했던 '철퇴축구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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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상준 기자
윤정환 울산현대 감독. /사진=울산 제공
윤정환 울산현대 감독. /사진=울산 제공


"울산 철퇴축구의 제 2막이 열린다". 윤정환 울산현대 신임 감독이 지난 5일 열린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뱉은 말이다. 울산의 '윤정환표 철퇴축구'가 공개됐다. 기존 울산의 선 굵은 축구에 세밀함까지 더해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울산은 8일 오후 4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라운드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윤정환 감독은 K리그 감독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윤정환 감독은 첫 경기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울산의 전력은 예상보다 더 강력했다. 특히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였다. 하성민과 마스다로 꾸려진 중원은 서울의 오스마르-고명진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마스다는 조금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고 하성민은 후방에서 포백을 보호했다. 김치곤이 중심이 된 포백은 라인 유지부터 볼 처리까지 좋았다. 국가대표 골키퍼인 김승규가 지키는 골문은 더할 나위 없었다.


전체적으로 울산은 수비에 무게를 둔, 카운터 어택 전술을 펼쳤다. 과거 김호곤 감독의 철퇴축구와 맥락을 같이 한다. 김호곤 감독은 선 굵은 축구로 울산을 아시아 정상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윤정환 감독은 당시의 틀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좋은 점은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방이 아닌, 계승이다. 게다가 윤정환 감독은 기존 철퇴 축구에 세밀함까지 더했다.



FC서울을 상대로 득점한 제파로프(왼쪽 두 번째)와 양동현(왼쪽 세 번째). /사진=OSEN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인 양동현에 따르면 윤정환 감독은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각자의 포지션에서 어떤 수비를 해야 하고, 또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지시한다. 일본 J리그 무대에서 터득한 윤정환 감독의 노하우다. 이날 울산의 물 샐 틈 없는 수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계획된 수비가 만들어낸 늪 축구다.


윤정환 감독과 울산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윤정환 감독은 사간도스 시절 카운터 어택 전술로 J리그를 평정했다. 과거 그리고 현재의 울산과 흡사한 축구다. 2011년에는 사간도스 구단 역사상 최초로 J리그(1부리그) 승격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에는 팀을 선두까지 올려놨다. 시즌 도중 해임되지 않았더라면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는 한 해였다. 울산이 윤정환 감독을 선임한 이유다.


최용수 FC서울 감독도 윤정환 감독의 세밀한 수비 전술을 극찬했다. 최용수 감독은

"윤정환 감독이 수비를 견고하게 잘 만들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부분이 날카로웠다. 앞으로 울산은 우승권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물론 이제 1경기만을 치렀을 뿐이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는 것도 맞다. 하지만 적어도 FC서울전에서 보여준 울산의 전력은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정환 감독은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팀의 조직력을 끌어 올렸다.


더 무서운 건 아직도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울산 '에이스' 김신욱이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된다면 윤정환표 철퇴축구의 힘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확실히 윤정환의 K리그 감독 데뷔전은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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