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축구가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좌절을 맛봤던 지난 2003 월드컵 때와는 분명 달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E조 조별예선 최종 3차전에서 후반 32분 김수연의 짜릿한 역전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한국은 1승 1무 1패 승점 4점을 기록, 조 2위를 확보하며 1위 브라질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월드컵 두 번째 진출 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월드컵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3전 전패 1득점 11실점으로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귀국했다. 특히 노르웨이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는 1-7로 대패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약 12년 만에 다시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태극낭자들은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서는 첫 승 문턱까지 갔다. 비록 2-1로 앞선 후반 44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여자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승점 1점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스페인과의 3차전서도 한국은 투혼을 불살랐다.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에서도 끈기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주장 조소현은 전반 28분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는 투지를 보였다.
'에이스' 지소연은 체격에서 월등히 앞선 스페인 수비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며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드는 등 한국 공격에 힘을 실었다. 후반 8분에는 상대 진영 중앙에서 공을 잡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드는 강유미를 향해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연결했다. 이어 강유미가 문전에 있던 조소현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조소현이 침착하게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꾸며 짜릿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후반 32분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김수연의 크로스가 골키퍼 머리 위로 넘어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짜릿한 역전까지 일궈냈다. 이후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모두 막아낸 한국은 월드컵 첫 승과 함께 첫 16강 진출이라는 눈부신 업적을 세웠다.
태극낭자들은 12년 전 선배들이 겪었던 아픔까지 씻어냈다. 이제 16강을 넘어 8강 진출까지 넘보고 있다. '황금세대'라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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