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첫해에 무난하게 적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합류가 팀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등장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0일(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별 주요선수들에 대한 예측을 내놓았다. 여기서 볼티모어를 언급한 에디 마츠 기자는 "김현수의 합류는 2016시즌 매니 마차도(24)의 44홈런 및 타점왕 등극, 데뷔 첫 3할 타율 달성을 가능케 할 것이다"면서 "타격왕 등극은 다소 힘들 전망으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타격왕, 홈런왕, 타점왕) 달성은 힘들겠지만 마차도는 아메리칸리그에서 타격 3위 정도는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마차도는 공·수를 겸비한 3루수로, 지난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첫해 51경기에 나섰던 그는 타율 0.262, 7홈런 26타점 24득점을 기록했다. 제법 나쁘지 않은 타격 능력을 선보인 그는 폭 넓은 수비범위까지 과시하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마차도의 능력은 이듬해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2013시즌 156경기에 출장한 마차도는 타율 0.283, 14홈런 71타점 88득점으로 볼티모어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그는 51개의 2루타를 작렬시키며 리그 최다 2루타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스타 선정뿐만 아니라 아메리칸리그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부상으로 인해 82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마차도는 건강을 회복한 2015시즌 162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286, 35홈런 86타점 102득점 20도루를 기록, 데뷔 이후 처음으로 30홈런 고지를 점령했을 뿐만 아니라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폭 넓은 수비범위 역시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1번 타자, 또는 2번 타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현수가 무난하게만 리그에 적응한다면 마차도도 타격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김현수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 MASN은 김현수의 볼티모어 입단 직후 "김현수는 KBO리그서 최근 8년간 7번이나 3할 이상을 때렸고, 최근 8년간 6번이나 볼넷이 삼진보다 많은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출루율이 0.438이며, 통산 출루율이 0.406이다"면서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강정호의 경우 KBO 리그에서 타율 0.298, 출루율 0.383, 장타율 0.504를 기록했는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287,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을 마크했다. 큰 차이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미국 폭스스포츠의 C. J. 니코스키는 "한국에서 보여준 성적과 비교하면 메이저리그 성적은 떨어질 것 같다. 2016년 타율 0.275, 출루율 0.350에 10~12홈런과 60볼넷을 예상한다"면서 "그래도 2015년 외야수 중 타율 0.275, 출루율 0.350, 10홈런, 60볼넷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마이크 트라웃(25, LA 에인절스), 브라이스 하퍼(24, 워싱턴 내셔널스), 앤드류 매커친(30,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 등 4명밖에 없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도 18명이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또한 ESPN도 최근 분석을 통해 "김현수는 하체는 당겨 치는 자세임에도 필드 어느 곳에나 타구를 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스윙 궤적도 부드럽고 공을 끝까지 보는 좋은 습관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해 메이저리그 좌익수들은 평균 타율 0.256 출루율 0.319 장타율 0.411을 기록했는데, 그 이상은 충분히 할 것이다. 운동신경도 뛰어나고 아직 전성기인 나이라 수비에서도 평균 이상의 활약이 예상된다. 타석에서 생각보다 부진하더라도 수비로 만회할 수 있을 정도"라 평가했다.
물론 리그 적응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김현수와 볼티모어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하는 마차도가 빚어낼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미국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쉽지 않은 예측이지만, ESPN의 예측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지 한국 팬들의 기대와 관심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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