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에이스들만 달 수 있었던 맨유의 7번. 그리고 지난 여름 2500만파운드(한화 약 432억원)의 이적료로 맨유 유니폼을 입은 데파이(22)가 이번에는 몸값을 제대로 증명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6일 오전(한국시간) 5시 5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트윌란과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5-1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원정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맨유는 1승1패를 기록했으나, 골 득실에서 앞서며 유로파리그 16강에 올랐다.
이날 경기 직전 맨유는 선발 출전하기로 했던 마샬이 워밍업 도중 부상을 당했다. 결국 래쉬포드가 급하게 마샬을 대신해 출전했다. 맨유는 래쉬포드를 중심으로 왼쪽 데파이, 오른쪽 린가드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마타. 그러나 이 넷 중 이날의 영웅은 바로 데파이였다.
맨유는 전반 27분 시스토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제 16강에 나가기 위해서는 무려 3골이 필요해진 상황. 이때 맨유의 '7번' 데파이가 슬슬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전반 17분 중거리 슈팅으로 몸을 푼 데파이는 31분 또 한 차례 감아 차는 슈팅을 시도했으나 상대 키퍼 안데르센에게 막혔다.
하지만 데파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돌파와 드리블로 미트윌란의 오른쪽 진영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결국 맨유의 동점골이 터졌다. 데파이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데파이가 상대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휘저은 뒤 낮은 패스를 연결했다. 이 공은 상대 수비수 보두로프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자책골이었지만, 데파이가 사실상 만들어낸 골이나 진배없었다.
오른쪽 날개인 린가드가 의미 없는 크로스와 무모한 드리블로 수 차례 기회를 날린 반면, 데파이는 계속해서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전반 42분 맨유는 에레라가 페널티 지역서 파울을 얻어내며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페널티 지역 근처서 순간적으로 돌아선 데파이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마타는 치명적인 실축.
전반전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준 데파이였기에 후반전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 법했다. 그러나 데파이는 후반전에서도 건재했다. 번뜩이는 크로스와 안정적인 트래핑, 그리고 자신감 있는 돌파로 미트윌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데파이의 발동작 하나에 상대 수비수들은 속기가 일쑤였다.
후반 19분 맨유의 역전골 순간. 데파이는 힘껏 뛰어올라 상대 수비진의 시선을 잠시 끌었다. 이 틈을 타 래쉬포드가 골을 넣었다. 후반 45분 직접 터트린 그의 오른발 슈팅은 이날 그의 미친 활약의 '화룡점정'이었다.
올 시즌 리그서 20경기에 나서 2골에 그쳤던 데파이. 그러나 이날 그가 보여준 움직임과 자신감은 맨유의 7번을 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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