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지 않았다"는 LG 봉중근, 고난의 전반기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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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한동훈 기자
LG 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LG 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1944일 만의 선발승은 놓쳤지만 팀은 연패를 끊었다. 허프와 우규민의 줄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된 LG 선발진에 봉중근이 한 가닥 빛을 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돌아왔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봉중근을 향해 '올 시즌은 끝났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불과 20경기를 남겨두고 1, 2선발이 1군에서 빠진 급박한 상황에 봉중근이 극적으로 제 몫을 해냈다.


2012년부터 4시즌 동안 LG의 마무리를 맡았던 봉중근은 지난 시즌 막바지, 선발 전환을 선언했다. 2군과 육성군 위주로 꾸리는 고치 마무리캠프까지 따라가는 등 야심차게 준비했다. 하지만 2월 스프링캠프 도중 허벅지를 다쳤고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퓨처스리그 성적도 15경기 1승 2패 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7.96으로 처참했다.


5월 1일 kt전에 1군의 부름을 받았으나 3이닝 2실점으로 부진한 뒤 곧바로 말소됐고 다시 중간으로 돌아갔다. 추격조와 롱릴리프를 역할을 맡다가 허프와 우규민이 차례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로테이션에 펑크가 났고 봉중근은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지난 6일 넥센을 상대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5-2 승리에 앞장섰다. 2011년 5월 12일 이후 첫 선발승도 낚을 수 있었지만 아쉽지 않았다.


봉중근은 전반기에 그렇게 나빴던 이유로 부상을 꼽았다. "부상이 가장 큰 패착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상을 당했다. 선발투수 체력을 만들기 위해 마무리캠프에 이어 사이판 개인훈련까지 다녀왔다. 나는 괜찮을 줄 알았다. 감독님도 믿어주셨다. 지난해 9월 선발 등판했던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쉬지 않았던 게 결국 문제가 됐다. 오키나와에서 부상을 입었다. 부상만 피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다치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마음만 너무 급했다. 4, 5월에는 사실상 몸이 전혀 만들어지지도 않았던 상태였다. 마음만 앞서서 된다고 우겨서 던졌었다. kt전에는 감기에 걸렸었는데 무엇이라도 보여 줘야 한다는 압박감에 말을 못했다"고 돌아봤다.


다시 2군으로 내려가고 나서 마음을 비우면서 밸런스도 되찾았다. "2군 코치님과 상의 끝에 다시 중간으로 가기로 했다. 나도 굳이 선발을 할 필요는 없다고 인정을 했다. 1~2이닝 씩 던지니까 감이 살아났다. 컨디션을 회복했을 때에는 144km/h, 145km/h까지 나왔다. 5선발로 7~8승이라도 하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미안했다. 그래도 아직 늦지 않은 것 같다. 로테이션이 비어 기회가 또 있을 것 같다. 어떤 보직이든 팀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상문 감독 역시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힘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노련하게 잘 던지더라. 다음 번에도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봉중근의 선발 등판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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