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계의 원로 김응룡(75) 전 한화 감독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감독은 22일 오전 후보등록을 마치고 정식 후보가 됐다.
2014년 한화감독을 끝으로 야구현장을 떠났던 김감독이 협회장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개설된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개교식에서였다. 야구학교 총감독으로 위촉된 김감독은 사고단체가 되어버린 야구협회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변화와 개혁을 위해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야구협회는 연이어 터진 비리와 집행부간의 내홍으로 인해 지난 3월 25일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었고 지난 6월 국민생활체육전국야구연합회, 대한소프트볼협회 등과 통합하고도 협회장을 인선치 못해왔다. ㅅ그룹 모 부회장, ㅎ그룹 모 사장, ㅍ그룹 모회장 등이 물망에 오른데 이어 구본능 KBO총재에게까지 손을 내밀어 보았으나 모두 고사하면서 표류해왔다.
이러한 와중에 강승규-이병석-박상희로 이어지는 전임 정치인 출신 협회장들에 질린 야구인들 사이에선 ‘야구는 야구인의 손으로’란 공감대가 퍼져갔고 아마와 프로야구를 아울러 영향력이 건재한 김응룡감독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가 이어졌다.
김응룡 감독의 이력을 보면 부산 개성중학교 1학년 때 포수로 처음 야구를 시작, 부산상고를 거쳐 우석대 시절에는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활약했으며, 1965년과 1967년 실업야구 홈런왕에 올랐고 1973년 한일은행에서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1977년 대표팀 감독으로 니카라과 대륙간컵에서 한국야구 최초로 국제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때도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았었다. 1983년부터 2000년까지 해태타이거즈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고 2000년 10월 감독으로 삼성라이온즈와 인연을 맺은후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삼성라이온즈 사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야구인들은 아마와 프로의 현장은 물론 야구행정을 두루 경험한 독보적인 야구자산 김응룡 감독에 구애를 거듭했고 김응룡감독은 이같은 권유를 계속 고사해왔다. 실제로 현재 제주 서귀포시 성산에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1만평 부지에 천연잔디 야구장 1개면과 실내연습장, 펜션 등을 갖춘 ‘김응룡필드’가 건설되고 있고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총감독도 맡은 상황이다. 입버릇처럼 말한 '아이들과 야구하며 놀' 장이 다 마련됐는데 자칫 ‘노욕’으로 비쳐질 수 있는 협회장 출마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평생 야구인’의 굴레는 결국 그를 협회장 출마로 이끌어냈다.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힌 이들은 김응룡감독 외에 이계안 2.1 연구소 이사장과 표철수 전 방송위원회 사무총장, 김성태 새누리당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등이 있다.
협회측은 “후보등록 상황도 미리 알려줄 수 없고 24일 공고를 할 것”이라 밝혔지만 김응룡 이계안 두 후보는 확실히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협회장 선거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선거 운동을 하고 30일 오후 2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의원들을 비롯해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동호인으로 구성된 144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선출된다. 협회장 임기는 4년이다.
본인 말로 ‘낼 모레 80’인 노익장, 평생 야구인 김응룡의 또 한번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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