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울산 모비스 피버스를 제물로 승리를 따내고 3연패를 끊어냈다. 그리고 이는 박찬희(29, 190cm)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전자랜드는 1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모비스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96-87로 승리했다.
전자랜드는 최근 동부-KCC-LG에 연이어 패하며 3연패를 기록했다. 2라운드 말미가 험난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모비스를 만났다. 1~2라운드에서 모두 승리했던 상대다. 그리고 이날도 승리하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에이스' 제임스 켈리(23, 197.4cm)와 '슈터' 정병국(32, 185cm)이 팀을 쌍끌이했다. 켈리는 24점 10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만들었다. 정병국은 21점 1리바운드 1스틸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팀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45점을 둘이 합작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수가 활약했다. 바로 박찬희다. 박찬희는 이날 9점 1리바운드 10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9어시스트 경기는 세 차례 있었지만, 두 자릿수 어시스트는 올 시즌 1호다.
지난 시즌 KGC에서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냈던 박찬희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자랜드로 이적했다. 박찬희는 전자랜드에서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모습이다.
올 시즌 7.1점 2.7리바운드 5.7어시스트 2.0스틸을 기록하며 전자랜드를 이끌고 있다. 어시스트는 데뷔 후 최다이며, 스틸도 데뷔 첫 시즌 이후 처음으로 2.0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리그 어시스트 4위, 스틸 4위에 올라있다.
다만, 최근 3연패 기간 동안에는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4일 동부전에서 4점 3어시스트, 7일 KCC전에서 6점 5어시스트, 10일 LG전에서 6점 3어시스트에 그쳤다. 특히 어시스트가 다소 부족했다.
리딩 가드로서 공격을 풀어줘야 할 박찬희가 부진하면서 전자랜드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 득점이 부진했다. 3연패 당시 전자랜드는 64점-61점-7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현재 최소 실점 1위(77.6점) 팀이다. 하지만 공격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79.4점, 6위). 중위권에 있는 이유다. 3연패 기간에는 득점이 더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아니었다. 열심히 달렸고, 날카로운 패스를 넘겼다. 박찬희가 살아나면서 팀 득점도 많이 쌓였다. 전자랜드는 4경기 만에 90점 이상을 만들었다. 공교롭게도 직전 90점 이상 올린 경기가 모비스전이었다(당시 106점).
이날 경기 후 박찬희는 "연패 기간 동안 경기가 너무 안 좋았다. 어시스트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내가 급해지니까 다 급해지는 느낌이었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말씀하셨다"라고 짚었다.
이어 "오늘은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급하지도, 서두르지도 않았도. 달릴 때 맹렬히 달렸고, 늦출 때 확실히 늦췄다. 박찬희가 앞선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전체적인 전자랜드의 밸런스도 좋았다.
농구에서 포인트가드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이상하지 않다. 올 시즌 전자랜드에서는 박찬희가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2라운드 말미 다소 주춤했지만, 3라운드 첫 경기에서 다시 페이스를 찾았다. 그리고 전자랜드도 연패를 끊어냈다. 박찬희의 '손끝'에서 연패 탈출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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