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 군단'이 2017년 새롭게 출발한다. 이른바 '뉴 삼성 라이온즈'다.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나선다. 이에 2016년과 비교하면 내·외야구성에 변화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2016년 삼성은 내야진 구성 자체에 애를 먹다시피 했다. 3루수 아롬 발디리스(34)가 아킬레스 건 부상으로 44경기 출전에 그친 것이 치명타였다. 붙박이 유격수 김상수(27)도 발목 부상을 입으며 39경기에 결장했다.
1루수 구자욱(24)도 허리 부상 등으로 인해 36경기에 뛰지 못했다. 주전들이 빠졌을 때 이를 메우며 좋은 활약을 펼치던 최재원(27)도 불의의 부상으로 빠졌다. 오롯이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백상원(29) 하나 뿐이었던 셈이다.
2017년 삼성의 내야는 구성부터 변화가 있다. 외부 FA 이원석(31)을 영입했고, 최형우(34, KIA)의 보상선수로 강한울(26)을 데려왔다. 무릎이 계속 좋지 못했던 조동찬(34)도 칼을 갈고 있다.
여기에 1루수 자리에는 거포 외국인 타자 마우로 고메즈(33)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루수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41)도 1루수 후보다. 이승엽은 외국인 선수가 오더라도 "경쟁을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고메즈-이승엽을 1루수-지명타자로 번갈아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김한수 감독은 지난 9일 시무식 이후 "1루수 정도를 제외하면, 내야는 김상수, 이원석, 강한울, 백상원, 조동찬 5명으로 구성이 끝났다고 보면 된다"라고 밝혔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3루수 이원석-유격수 김상수-2루수 백상원에, 조동찬과 강한울이 백업으로 뛰는 것이다. 조동찬과 강한울 모두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
정해진 것은 아니다. 조동찬이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 이원석이 백업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김상수나 백상원도 주전 자리를 잃을 수 있다. 김한수 감독은 '무한 경쟁'을 선언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냉정히 말해 공수에서 리그 최고를 다툴 수준의 내야진이라 할 수는 없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조금씩은 아쉬움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원석이 입대 전의 모습을 되찾고, 김상수가 좀 더 각성한다면, 풀타임 경험을 쌓은 백상원이 더 성장하고, 조동찬이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고, 강한울이 껍질을 깰 수 있다면, 삼성은 2016년보다 훨씬 더 나은 2017년을 보낼 수 있다.
외야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구자욱이 외야로 간다. 안그래도 '차고 넘치는' 외야진에 굵직한 퍼즐이 추가되는 셈이다. 구자욱은 2016년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 OPS 0.967을 기록하며 삼성의 간판급 타자로 활약했다. 2017년도 기대를 모은다.
김한수 감독은 "구자욱은 1루에서 외야로 자리를 옮긴다. 외야에서 타격에 집중시킬 생각이다. 구자욱이 1군 1년차이던 2015년에 11홈런을 쳤고, 지난해에는 14홈런을 때렸다. 올해는 20개를 때릴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일단 구자욱은 2017년 우익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군 데뷔 후 두 시즌을 보내면서 외야에서는 우익수를 가장 많이 봤다(21경기). 빠른 발에 어깨도 좋은 구자욱이다. 1루수로 쓰는 것보다는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중견수 자리는 사실상 박해민(27)이 고정이라 할 수 있다. 박해민은 2016년 141경기에서 타율 0.300, 4홈런 61타점 52도루, OPS 0.767을 기록했다. 2년 연속 50도루 이상에, 도루왕 2연패도 달성했다.
여기에 박해민은 중견수 수비에서 리그 최고를 다툰다. 지난해 류중일 감독은 "박해민의 외야 수비가 리그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라는 높은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WBC 대표를 논하는 수준이다. 삼성 내에서 박해민을 능가할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 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되면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여러 명이 경쟁을 치르게 된다. 꾸준히 주전으로 뛰어온 박한이(38)에 신인왕 출신의 배영섭(31), 군에서 전역한 김헌곤(29)이 있다. 여기에 나성용(29), 우동균(28), 문선엽(25), 이영욱(32), 황선도(20) 등도 후보군이다.
박한이의 경우 꾸준히 주전 우익수로 나섰기에 2017년에도 적잖은 출전이 예상된다. 17년 연속 100안타에도 도전한다. 다만,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 변수라면 변수다. 김한수 감독은 박한이에 대해 "너무 자기 이야기가 안 나온다고 불안해 하더라"라며 웃었다.
어쨌든 삼성의 내야나 외야 모두 지금 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주전 라인업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전은 안심할 수 없고, 백업들에게는 기회다. 2016년과 비교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 삼성의 2017년 내·외야진이 어떻게 구축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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