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즌 144경기는 너무 많다.' 최근 야구계 현장에서 나온 말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작심발언을 했다. LG 류중일 감독도 144경기는 많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국 야구 환경에서 144경기가 너무 많다는 말이 들려오는 가운데, 정운찬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KBO 정운찬 총재는 지난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LG-넥센전을 관전했다. 정 총재는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 중 한 명일지 모른다. 총재 부임 후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2~3개월 후 약속들이 벌써부터 빡빡하게 잡혀있을 정도다.
정 총재는 지난 24일 공식 개막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았다. 그리고 27일 정규 시즌 경기로는 두 번째로 고척돔을 방문했다. 정 총재는 올 시즌 전국의 10개 구장을 모두 다 둘러보며 각 구단과 소통할 계획이다.
정 총재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KBO가 10개 구단과 호흡을 맞춰야 발전한다. 구장도, 구단도 다 가봐야 한다"면서 "넥센 구단은 최근 심리적으로 불안한 면이 있어 가장 먼저 찾았다. 4월 6일에는 정성훈(KIA·KBO 리그 타자 통산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 수상을 위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방문한다. 구장 분위기도 알아야 야구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할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정 총재의 얼굴에서 피곤함이 묻어 나왔다. 그러나 그의 입꼬리는 야구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올라갔다. '야구광' 정 총재는 '요즘 즐거운가'라는 말에 "당연히 즐겁다. 이렇게 바쁠 줄 몰랐다. 좋아하는 야구를 구경하고 싶을 때 아무 때나 갈 수 있다(웃음). 사실 동반성장연구소 일도 같이 하고 있다. 두 가지 일을 함께 하려니까 힘들다. 물론 주 업무는 KBO 일이다. 강의할 때 동반 성장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KBO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고 했다.
바쁜 와중에도 정 총재는 KBO 리그 이슈들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정 총재는 "요즘 눈여겨 볼 선수가 많은 것 같다. 이정후는 물론, 곽빈, 한동희, 양창섭, 강백호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메이저리그 유턴파들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잘 할 거라고 본다. 왕웨이중도 큰 관심을 끌 것"이라며 "사실 요즘 선수들 이름이 잘 안 외워진다. 모르는 선수들이 많긴 하지만, 그래서 계속 공부하려고 노력한다. 경기장에 직접 가서 선수들을 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 총재는 '최근 한 시즌 경기 수가 많다고 하는 현장 의견이 있다'는 말에 "안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내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경기 수를 줄인다는 게 관중들도 그렇고,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 총재는 "만약 144경기가 힘들다고 하면, 엔트리를 늘리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부상자 명단(DL) 제도도 손 볼 필요가 있다. 3일 부상자 명단을 만드는 것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국제 대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경기를 뛰면서 체력을 키우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144경기를 120~130여경기로 줄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각 구단 수입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다른 방법으로 강구하는 걸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