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여자프로농구(WKBL) 인천 신한은행은 올 시즌 단 6승(28패)만 획득했다. 정규리그 1경기가 남았으나 리그 최하위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힘들었던 일정 속에 허투루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라는 성과를 냈다.
올 시즌 신한은행에선 온전한 주전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부상 암초가 가득했다. 유승희가 십자인대를 다쳤고, 김단비와 곽주영, 김규희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또 지난 여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베테랑 가드 이경은도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대신 어린 선수들이 이 자리를 메웠다. 패배 속에서 경험을 쌓았다. 여자프로농구 특성상 어린 선수들은 꾸준한 출전시간을 잡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다. 한 시즌 정규리그 35경기 속에 조커로 나서거나 언니들의 체력을 분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신한은행의 어린 선수들은 팀 위기 속에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남긴 선수는 데뷔 2년차 한엄지(21)와 3년차 김연희(23)다. 맏언니 곽주영의 잦은 부상 속에 팀의 빅맨으로 골밑을 지켜냈다.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은 "어린 선수들 중 한엄지와 김연희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득점과 리바운드를 만들어냈다"며 "시즌 내내 에이스 김단비의 결장이 많았다. 김단비가 있을 때는 어린 선수들이 언니들에게 의존하고 맡기는 게 있었다. 하지만 본인들이 해야 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런 모습이 많이 줄었다. 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되니 자신감도 붙고 경험이 쌓이는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한엄지는 올 시즌 정규리그 33경기에서 평균 득점 5.3점, 리바운드 3.5개를 기록했다. 빅맨으로 신장(179cm)이 다소 아쉽지만 3점슛을 던질 만큼 공격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신기성 감독도 한엄지의 신체 사이즈 한계를 파악하고 일찍이 슛 거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한엄지는 7일 부천 KEB하나은행전에서도 7점 10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김연희는 신장 187cm의 좋은 체격을 가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 31경기에서 평균 득점 6.3점, 리바운드 2.6개를 기록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두 시즌 동안엔 총 3경기만 뛰었다. 올 시즌 출전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투지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나 점점 자신감이 쌓이고 있다. 자유투 성공률도 77.1%로 높은 편이다.
두 선수 외에도 가드 김규희가 복귀 시즌을 치러 경기 감각을 쌓았다. 대표팀에서도 뛰었던 김규희는 최근 수년 동안 아킬레스건, 무릎 등 여러 부위의 수술을 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무릎 수술로 정규리그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포워드 양지영, 가드 강계리도 올 시즌 여러 역할을 소화한 케이스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여러 소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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