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위원회(KBO)가 KT 위즈 이강철 감독(53) 퇴장 건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실시한다. 어떤 식으로든 징계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 9회초 홈 충돌 관련 비디오판독에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어필은 자동 퇴장이다. 이강철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주심에게 배치기까지 하는 등 매우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KBO는 8일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논의한 끝에 결국 열기로 했다.
이강철 감독이 왜 그렇게까지 거친 항의를 했는지 많은 이들이 이해는 한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리그 규정 벌칙 내규에 따라 최소 엄중 경고 내지는 제재금과 최대 출장 정지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퇴장을 당하고도 제재를 면하는 경우는 단 한 가지다. 퇴장 명령 이후 별도 이의 없이 경기장 밖으로 나갔을 때에 한한다.
KBO 관계자는 "일단 심판진은 규정에 따라 판독했다. 이강철 감독은 퇴장 명령을 받은 후에도 심판진에 다가와 다소 거칠게 항의했다. 신체 접촉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심판위원을 배로 밀치면서 이례적으로 거세게 항의했다. KT가 연이틀 불리한 방향으로 판정 시비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6일 경기는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으로 인해 번복됐다. 구단 사상 최초 10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7일 경기 역시 4-3에서 5-3으로 달아날 수 있는 귀중한 득점이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2차례 비디오판독 모두 절차적 문제는 없었다. KT 입장도 억울할 만하다. 하지만 심판진이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팀의 수장으로서 사기 진작을 위해 퇴장을 감수하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KT는 9연승이 끊긴 직후 연패에 빠지지 않고 7일 경기에 바로 승리했다.
벌칙 내규는 퇴장 상황을 1)판정에 불복했을 때, 2)구타를 했을 때, 3)심한 욕설이나 폭언을 했을 때의 3가지로 구분한다. 퇴장 명령을 받고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때에만 징계가 없다. 가장 경미한 수위가 엄중 경고와 100만원 이하의 제재금이다. 이강철 감독의 '배치기'를 상벌위가 어떻게 바라 볼지가 관건이다.
한 예로, 2012년 8월 7일 당시 넥센 김시진 감독(현 경기운영위원)이 최규순 심판위원과 서로 손으로 떠미는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당시 KBO는 벌금이나 출장 정지 없이 엄중 경고만 내렸다. 2013년 4월 5일에는 감독은 아니지만 선수 홍성흔이 스트라이크 존에 불만을 드러내며 심판원을 몸으로 밀쳐 퇴장 당했다. 홍성흔은 벌금 100만원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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