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주전 유격수 심우준(24)이 호수비로 팀을 구했다. 올 시즌부터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찾은 덕이다.
심우준은 지난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먼저 공격이다. 심우준은 2-2 동점이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투수 워윅 서폴드에게 3루타를 치며 역전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김진곤의 적시타 때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다음은 수비다. 선발 알칸타라가 투구수 조절에 실패하면서 KT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알칸타라에 이어 올라온 두 번째 투수 전유수가 2사 후 송광민, 장진혁과 승부에서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다시 바뀐 투수 김재윤도 최재훈에게 사구를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정근우였다.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있던 정근우는 유격수-3루수 사이로 땅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심우준이 끝까지 내달리며 공을 포구했다. 그리고 넘어지는 자세에서 2루로 바로 뿌렸다. 공은 2루수 박경수의 글러브에 그대로 들어갔고, 1루 주자 최재훈은 아웃됐다. 2루 송구가 정확하지 않았다면 최소 내야안타로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심우준의 호수비 덕에 만루 위기를 넘긴 KT는 주권, 이대은이 이어 올라오며 3-2 승리를 지켜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뒤 심우준의 공수 맹활약에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우준은 "수비 하기 전에 나에게 타구가 오면 무조건 2루로 뿌리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최재훈 선배에게는 미안하지만, 발이 느리기 때문에 송구만 정확하다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부터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루수, 유격수를 왔다 갔다 했지만 올해는 유격수로 고정됐다. 물론 상황에 따라 2루수, 3루수로 출전하긴 했지만 횟수는 앞선 해보다 적다.
심우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리에 적응하기 바빴다. 올해는 유격수 고정이 됐고, 유격수 수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타자들의 주력을 인지해 들어갈 수 있는 것이 큰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작년까지는 선배들이 많이 이끌어 주셨는데, 올해부터는 내가 유격수 수비를 이끌어 가고 싶다"고 포부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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