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사회가 경마를 다시 시작한다. 유관중 경기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의 허가로 이뤄졌다.
17일 한국마사회는 19일부터 경마를 재개한다고 보도 자료를 냈다. 마사회는 100명의 마주가 참여한 가운데 상금과 출전비를 모두 지급하는 정상적인 방식으로 경마를 진행한다.
마사회 관계자는 “넉 달간 경마를 하지 못해서 말산업 관계자들이 한계에 와 있다. 마사회 경영수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말산업을 정상화 시키자는 게 목표다. 농림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도 거쳤다”고 밝혔다.
경마를 시행하게 되면 1주일에 약 4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 매출은 기대할 수 없다. 19일부터 경마를 시작하게 되면 마사회에는 40억원 정도의 손해가 매주 추가로 쌓이게 된다.
다수의 마사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경마 시행 요구는 경마관련부서의 요구로 추진됐다. 경마에만 매몰돼 있는 일명 경마탈레반(원리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이다. 경마탈레반들은 경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논리를 앞세워 경마 시행을 강력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마사회의 이번 경마 시행은 국민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 특정한 일부만을 위한 무리수라고 할 수 있다. 수익이 이뤄지지 않는 경마를 시행하는 것은 마사회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 마사회는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 기업’이다. 사행산업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라는 비난은 마사회가 모두 감수한다. 하지만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1조가 넘는 세금을 내며 수천억원의 공익기금을 만든다. 당연히 수익 없이 지출만 일어나는 경주는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위험 요소다. 경마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백명(관중 빼고도)의 사람이 동원되어야 한다. 게다가 마주 100명이 들어온다. 19일부터 열릴 경마에 관여한 사람 중 한명이라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다면 마사회가 모든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몇몇 마주와 경마 관계자들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판 자체가 깨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경마에 대한 조예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정작 추진해야 할 ‘무관중 온라인 경마’는 외면하면서 위험요소가 충분히 있는 ‘유관중 경마’는 시원하게 허가한 것이다. 위험을 자초하는 능력은 가히 역대급이라고 할 만하다.
김현수 장관의 이번 결정이 안전 불감증인지 아니면 산하 기관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인지 그마저도 아니라면 자신만의 특별한 계산법이 있는 것인지 어림잡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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