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이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 카운트 단 1개를 남겨놓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래도 팀은 더 이상 무너지지 않고 기분 좋게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볼넷 1몸에 맞는 볼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총 97개. 최고 구속은 92.3마일(148.5km)까지 나왔다. 팀은 6-4로 승리했지만, 류현진답지 않게 볼넷도 3개나 범했고, 몸에 맞는 볼도 1개 기록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182⅔이닝 동안 볼넷이 24개에 불과했다. 9이닝당 1.2개 꼴이었다.
류현진은 1회와 2회를 모두 삼자 범퇴 처리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3회에는 선두타자 아다메스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주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2사 후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렌프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토론토는 4회 희생 플라이 타점 2개를 포함, 3점을 뽑으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하지만 류현진도 4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쓰쓰고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뒤 2사 후 브로소에게 중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올해 첫 실점이었다.
토론토는 5회초 무사 1,2루 기회서 2번 비지오가 모튼을 상대로 우월 스리런포를 작렬, 6-1로 달아났다. 탬파베이 선발 모튼을 강판시키는 홈런포였다.
5점 차의 리드를 등에 업고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주니노를 3루 땅볼,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2아웃을 채운 류현진. 그러나 이번에도 2사 후 승부가 치명타였다. 렌프로를 상대로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것이다. 결국 후속 쓰쓰고를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속구(89마일)를 뿌렸으나, 이 공이 좌중월 투런포로 연결됐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웃카운트 1개만 채우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다음 타자 마르티네스에게도 좌전 2루타를 내줬다. 결국 벤치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류현진은 끝내 로마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류현진이 승리 투수 요건을 눈앞에 두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결과적으로 벤치의 결정은 옳았다. 불펜진들이 호투를 펼쳐준 것이다. 조단 로마노(1이닝 무실점)-앤서니 배스(1⅓이닝 무실점)-라파엘 돌리스(1이닝 1실점)-켄 자일스(1이닝 무실점)가 차례로 나와 호투했다.
탬파베이는 8회 추격전에 나섰다. 토론토는 4번째 투수 라파엘 돌리스를 올렸다. 무사 1,2루 위기서 아다메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줬다. 점수는 4-6으로 좁혀졌다. 계속해서 1사 후 대타 최지만이 나와 볼넷을 골라냈다. 만루 위기. 그러나 디아즈를 2루수 뜬공, 렌프로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결국 토론토는 9회 마무리 투수 켄 자일스를 올린 끝에 2점 차 리드를 잘 지켜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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