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우상혁·황선우... '노메달' 어때서? 감동 그 자체였다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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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기자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끈 '캡틴' 김연경. /사진=뉴스1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끈 '캡틴' 김연경. /사진=뉴스1

2020 도쿄 올림픽이 17일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특히나 아쉬운 '노메달'에 머문 종목 선수들이 준 감동과 기쁨이 있었다.


8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2020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1년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게다가 관중도 제대로 받지 못한 올림픽이었다. 열기가 뜨겁기 어려운 조건.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했다. 종합 순위는 16위. 목표(금메달 7개-종합 10위)에 미치지는 못했다. 메달을 기대했던 종목이 부진한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예전에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죄송하다"고 했다. 이제는 시절이 변했다. 금메달이 아니어도, 나아가 메달 자체를 얻지 못해도 괜찮다. 경기를 통해 국민들이 즐거움을 느꼈고, 감동을 받았다.


대표적인 종목이 여자배구다. '캡틴' 김연경(33·상하이)이 이끄는 여자배구는 올림픽 4강 신화를 썼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어렵다'고 했다. 세계와 격차가 커보였다. 올림픽 전초전인 VNL에서 3승 1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020 도쿄 올림픽 높이뛰기에서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우상혁. /AFPBBNews=뉴스1

올림픽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한 여자배구는 예선에서 케냐-도미니카 공화국-일본을 차례로 잡고 8강에 올랐다. 특히 홈팀 일본을 격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어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를 잡았다. 올림픽 역대 4번째 4강 진출이었다.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패했고, 동메달전에서 세르비아에게 지기는 했다. 투혼을 발휘했지만, 전력 차이가 너무 컸다. 그러나 한국 여자배구를 패자라 하는 이는 없다. 세르비아전 패배 후 김연경이 보인 눈물에 국민들이 함께 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이뛰기에서는 우상혁(25·상무)이 있다. 1996 애틀랜타 대회 이진택 이후 25년 만에 높이뛰기 결선에 올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메달 경쟁을 했다. 최종 순위는 4위. 그래도 우상혁은 웃었다.


결선에서 2m35를 뛰면서 한국신기록을 깼다. 24년 만에 신기록을 작성했다. 2m35를 뛴 후 2m37을 건너뛰고 2m39에 도전했다. 넘었다면 메달은 확실했다.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4위에 자리했다.


2m35를 넘은 후 우상혁은 환호했고, 기뻐했다. 메달과 무관하게 한국신기록 자체로도 박수 받아 마땅했다. 메달 획득에 실패한 선수가 아니라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이 뛴 선수였다. 최종적으로 2m39에서 실패한 후 우상혁은 "괜찮아"라 했다. 그리고 멋진 거수경례로 대회를 마쳤다. 국방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다이빙의 역사를 다시 쓴 우하람. /사진=뉴스1

수영의 '신(新) 마린보이) 황선우(18·서울체고)도 10대의 나이에 역사를 썼다.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고, 자유형 200m에서도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자유형 200m는 세계 주니어 신기록이기도 했다.


세계를 제패했던 박태환 이후 스타가 없던 수영이다. 황선우가 '차세대 박태환'으로 확실히 올라섰다. 황선우 또한 이번 대회 메달리스트는 아니다. 결선까지는 올랐으나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국 신기록과 아시아 신기록을 쓴 것만으로도 충분히 황선우는 강렬했다. 게다가 아직 18살이다. 2024 파리 대회에도 21살에 불과하다. 올림픽 메달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다음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수영 다이빙의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도 감동을 안겼다. 다이빙 스프링보드 결선에 진출해 최종 4위에 올랐다. 국민들에게 생소한 다이빙에서 깜짝 '세계 4위'가 나온 것. 한국 다이빙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다.


이외에 사격 속사권총 한대윤(33·노원구청), 근대5종 정진화(32·LG), 남자 기계체조 류성현(19·한국체대), 역도 한명목(30·경남도청), 김수현(26·인천시청) 등 아쉽게 메달에 실패한 '4위'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의 투혼이 빛바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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