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가 프랜차이즈 최초로 유니폼 상·하의를 파랗게 물들였다.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 주말 경기에서 상·하의 모두 파란색으로 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흔히 파란색 로고가 달린 흰색 혹은 회색 바탕의 상·하의, 하얀색 로고에 파란색 상의·하얀색 하의를 입는 다저스지만, 파란색 하의를 시도한 것은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 유명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만들어진 '메이저리그 도시 커넥트 시리즈 유니폼'은 지난 20일 다저스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됐다.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촌스럽다"는 등 호의적이지 않았으나, 취지에 딴지를 거는 이는 없었다.
다저스는 "60여 년간 엔젤레노(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거나 태어난 사람들)는 하나의 팀으로, 꿈으로 그리고 하나의 색으로 단결했다. 이 파란색이 Blue 혹은 Azul(모두 파란색을 나타내는 단어) 어떻게 불리던 우리에겐 문화와 추억이란 영감을 준 팀을 공유하고 한 마음으로 응원하게 만드는 매개체다. 우리는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다저스다"라고 유니폼에 담긴 취지를 밝혔다.
당초 미국 동부의 뉴욕 브루클린을 연고로 했던 다저스는 1957년 시즌 후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로 연고 이전을 했다. 이후 샌디 쿠팩스 등 최고의 투수들과 함께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1959년, 1963년, 1965년)을 이뤄내며 서부의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다저스 구단이 캘리포니아주 최고의 스포츠팀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성적만이 아니었다. 이미 뉴욕 시절인 1947년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을 영입해 메이저리그에 인종의 장벽을 허물었던 다저스는 캘리포니아로 이전해서도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대표적인 인물이 히스패닉(스페인어권 출신 이주자)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였다. 멕시코 출신의 발렌수엘라는 1981년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사이영상 그리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모두 휩쓸면서 '페르난도매니아(Fernandomania)'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백인과 비등한 인종 구성을 갖고 있음에도 마음 붙일 곳이 없었던 히스패닉에게 발렌수엘라와 다저스 구단은 하나로 뭉치게 한 이유 중 하나였다.
MLB.com은 "이번 다저스 모자에는 히스패닉 팬들에게 존중을 표하는 의미로 LA가 아닌 'Los Dodgers' 로고가 새겨졌다. 다저스는 올 시즌 초 페르난도매니아 40주년을 기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니폼 출시와 함께 다저스타디움 주변에는 로스앤젤레스 지역 예술가들의 벽화가 전시된다. 저스틴 터너, 훌리오 우리아스, 무키 베츠 등이 등장하는 벽화 역시 이번 메츠와 홈 4연전을 시작으로 전시된다.
론 로젠 다저스 부사장 및 마케팅 부문 CEO는 "이번 유니폼은 다저스 프랜차이즈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경기장에서 선보이게 돼 기쁘고, 팬들도 유니폼과 더불어 로스앤젤레스의 거리 예술 문화를 가져다 놓은 새로운 벽화를 즐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도시 커넥트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다문화 팬층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인식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화합의 중요성을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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