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울분 폭발, 이렇게 화내는 걸 토트넘서는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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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기자
2일 이라크전에서 아쉬워하는 손흥민. /사진=뉴스1
2일 이라크전에서 아쉬워하는 손흥민. /사진=뉴스1

경기장이 쩌렁쩌렁 울렸다. 거의 울분에 가까웠다. 손흥민(29·토트넘)이 이렇게 뜨겁게 동료를 향해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소속 팀 토트넘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모습.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그가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무승부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6위)이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라크 대표팀(FIFA 랭킹 70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전,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하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과거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딕 아드보카트(74) 감독이 만든 수비 조직력은 생각보다 꽤 탄탄했다.


이날 양 팀이 0-0으로 맞선 전반 37분이었다. 한국이 왼쪽 진영에서 코너킥을 얻었다. 코너킥을 도맡아 찰 선수는 다름 아닌 캡틴 손흥민. 소속 팀에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코너킥을 전담할 정도로 킥이 좋은 손흥민이었다. 그리고 현 대표팀에서도 코너킥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킥을 전담하고 있다.


손흥민이 오른팔을 들어 보인 뒤 사인을 보냈다. 이어 짧은 도움닫기 이후 손흥민이 오른발로 힘차게 올린 코너킥을 이라크 수비수가 머리로 가볍게 걷어냈다. 순간, 손흥민이 마치 울분을 토해내듯이 온힘을 다해 오른팔을 허공에 내리 찍으며 사자후를 토해냈다. 무관중 속, 중계화면을 통해서도 들릴 정도로 경기장이 쩌렁쩌렁 울렸다.

손흥민(가운데)이 코너킥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손흥민이 전반 37분 코너킥을 찬 이후 약속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자 소리를 지르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사진=tvN 중계화면 갈무리

동료들이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손흥민의 분노 표출이었다. 순간, 페널티 지역에는 황의조(29·보르도), 김민재(25·페네르바체), 김영권(31·감바오사카), 송민규(22·전북), 이재성(29·마인츠)이 들어와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 5명 중 3명은 가까운 쪽 포스트로 돌진하지 않은 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이동국(42)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금 약속된 플레이가 가까운 쪽 포스트로 들어가서 짤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손흥민이 킥을 했는데 선수들이 (약속된 자리에) 없기 떄문에 뭐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의 손흥민 같으면 그냥 얌전히 공을 다시 찰 법도 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불같이 화를 냈다. 언제나 험난했던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 손흥민은 누구보다 이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박지성(40)이,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기성용(32)이 한국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로 각각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없다.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손흥민이 온전히 그 무게감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 평소에도 유독 애국심을 강조하는 그에게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감.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 된 상태서 답답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던…. 소속 팀에서는 결단코 볼 수 없었던 이날 손흥민의 울분. 태극마크를 단 '월드 클래스'에게 고독함은 숙명일 지도 모르겠다.


이라크전을 0-0 무승부로 마친 뒤 아쉬워하는 손흥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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