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쉴 날이 없다. 지금부터 내년을 준비한다."
고형욱(50) 키움 히어로즈 단장이 바쁜 11월을 예상했다.
고형욱 단장은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외국인 선수 영입이다. 내년에 좋은 경쟁력을 보이려면 외국인 선수 영입은 무시 못할 부분"이라면서도 "마무리 캠프에서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움은 지난 2일 두산과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8-16으로 패배하며 2021시즌을 최종 순위 5위로 마감했다. 정규시즌 막판 3연승으로 극적으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타면서 가을 야구를 경험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일탈, 함흥차사가 된 외국인 선수 등 다사다난한 시즌이었고, 여러 한계점을 노출했다.
이번 마무리 캠프는 그런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키움은 "설종진 퓨처스팀 감독을 포함한 총 36명으로 구성된 코치진 및 선수단이 10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30일간 전남 고흥 도화베이스볼파크와 거금도야구장에서 훈련한다"고 밝혔다.
키움으로서는 모처럼 따뜻한 곳에서 맞이하는 마무리캠프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지였던 대만도 고려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국 심사 등 절차가 까다로워져 국내로 결정됐다.
고형욱 단장은 "실질적으로 지난 4~5년간 제대로 된 마무리 캠프를 하지 못했다. 화성과 고양에 마무리 캠프를 차리긴 했지만, 아시다시피 중부 지방은 11월로 들어가면 춥다. 그러다 보니 선수 성장이 더딘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전하면서 "그래도 올해는 윗분들이 신경을 써주셨다"고 달라진 환경에 기뻐했다.
마무리 캠프는 그 해 열심히 달린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신인 선수들이 눈도장을 찍을 기회이기도 하다. 고형욱 단장은 "마무리 캠프의 중요성은 선수 발굴에 있다. 과거 서건창(32·LG)도 기량이 향상돼 다음 해 즉시 전력으로 뛰었고, 현재 주전 선수인 이정후(23)도 김혜성(22)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마무리 캠프에는 사령탑의 자리가 비어있지 않은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고형욱 단장은 "지난해에는 감독 선임이 늦다 보니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금부터 2022년을 준비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마무리 캠프에서 내년 선수단 구성을 어찌할지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백이 크게 느껴진 포지션 중 하나가 외야였다. 이정후, 이용규(36)라는 확고한 주전이 있지만, 다른 한 자리는 72경기에 나선 변상권(24)이 최다 출전일 정도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여기에 변상권이 내년 군 입대를 고려하고 얼마 전 허정협(31), 김은성(28)이 방출되면서 외야진 뎁스 자체가 홀쭉해졌다.
제2의 이정후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키움은 신인을 비롯해 방출 선수까지 후보군을 대폭 늘렸다. 고형욱 단장은 "신인 박찬혁(18)이 있고, 박주홍(20), 이주형(19)도 있다. 또 군대에 다녀와 등록이 안 됐지만, 이병규(27)도 콘택트 능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타 팀 방출 선수 중 기량이 괜찮은 선수가 있다면 10일 정도 초대해 평가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찬혁에 대한 언급도 눈길을 끈다. 북일고를 졸업한 박찬혁은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6번으로 키움에 지명됐다. 키움은 신인 계약 당시 박찬혁에 대해 "강한 힘이 돋보이는 슬러거 유형의 타자다. 특히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뛰어나다"라고 소개했다.
고형욱 단장은 "아직 연차는 쌓여야 하지만, 박찬혁에게는 그만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눈여겨봤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박찬혁은 현재 진행 중인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종료 후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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