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시즌이 끝난 뒤부터 올해까지 벌써 3년째, 이쯤 되면 연례행사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원클럽맨 케빈 키어마이어(31)가 올해도 트레이드 후보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22일(한국시간) "키어마이어의 중견수 역할은 마누엘 마곳(27)이 비교적 쉽게 메울 수 있다. 또한 랜디 아로자레나(27), 오스틴 메도우스(27) 등 풍부한 외야 자원들이 그를 더 소모품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31라운드로 지명된 키어마이어는 2013년 데뷔 후 올해까지 9년간 줄곧 탬파베이에서만 뛰어왔다. 통산 타격 성적은 타율 0.249, OPS(출루율+장타율) 0.720으로 적었지만, 골드글러브 3회(2015년, 2016년, 2019년)로 대표되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중견수 수비가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리더십도 갖춰 클럽하우스 리더로서도 탬파베이 선수단 내에서 신망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탬파베이는 키어마이어에게 2017시즌 전 6년 5350만 달러(약 635억원)의 장기 계약을 안겼다.
그러나 키어마이어는 곧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기 시작했다. 장기 계약이 시작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5년간 키어마이어가 풀타임으로 뛰는 일은 없었다.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것이 2019년 129경기에 불과했고, 5년 동안 평균 97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잦은 부상이 이유였다.
저조한 타격 성적도 문제가 됐다. 키어마이어가 계약 기간 내 타격 성적은 타율 0.243, OPS 0.707이었다. 매년 평균 9개의 홈런과 36개의 타점을 뽑는 데 그쳤다. MLB트레이드루머스도 "키어마이어는 잦은 부상으로 5시즌 동안 708경기 중 486경기에만 나섰다. 같은 기간 wRC+(조정 득점 생산력)도 93으로 리그 평균 이하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키어마이어는 잦은 부상과 평균 이하의 타격 성적에도 몸값 이상의 성적을 낸 선수였다. 트레이드루머스는 "키어마이어는 지난 5년간 fWAR 10.3을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수비를 지닌 외야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그래프의 가치 산정에 따르면 키어마이어는 8250만 달러(약 979억원)만큼의 활약을 해냈다. 지난 4년간 벌어들인 실제 수입(3800만 달러)보다 두 배는 더 많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팬그래프는 미국의 유명 야구 통계 매체, fWAR은 팬그래프 기준 대체 승수 대비 승리기여도다.
키어마이어의 잔여 계약은 2022년 1200만 달러(약 142억원), 2023년 팀 옵션 1300만 달러(약 154억원)로 사실상 1년이 남았다. 연봉 1200만 달러는 메이저리그 전체 연봉 순위에서도 60위권 밖으로 큰 액수는 아니기에 웬만한 팀이라면 1년 더 데리고 갈 수 있는 규모다.
그럼에도 키어마이어가 3년째 트레이드 후보 1순위로 꼽히는 것은 역시 탬파베이라는 팀의 한계 때문이다. 탬파베이는 매년 총 연봉 규모가 리그 꼴찌를 다툴 정도로 메이저리그 대표 스몰마켓이다.
탬파베이에 키어마이어의 1200만 달러는 팀 내 연봉 1위에 해당하지만, 타 팀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다. 2023년 팀 옵션인 1300만 달러도 마찬가지다. 골드글러브 수비가 보장되는 중견수를 쓰는데 1200만 달러라면 오히려 저렴하다고도 볼 수 있다.
시장 상황도 탬파베이에 긍정적이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올해 FA 시장은 중견수가 주 포지션인 선수가 매우 부족하다"면서 최소 7개, 최대 16개 팀이 키어마이어를 노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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