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토 시절 류현진(35)을 수 차례 구해내던 랜달 그리칙(31·콜로라도)의 명품 수비는 여전했다. 그리칙의 그런 수비를 처음 본 콜로라도 동료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콜로라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2022년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지난 9일 LA다저스와 개막전에서 패한 뒤(3-5 패) 4연승을 질주하면서 내셔널리그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날 최고의 장면은 콜로라도가 3-1로 앞선 5회말에 나왔다. 텍사스의 코리 시거는 2사 1, 2루에서 율리스 차신의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글로브라이프필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타구속도 시속 104.8마일(약 168.6km), 발사각도 35도, 비거리 123m의 이 타구는 실제로 담장 밖까지 향했다.
그대로 넘어갔다면 시거의 시즌 첫 홈런이자 텍사스의 4-3 리드를 만드는 역전 스리런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견수 그리칙이 담장 밖까지 팔을 뻗어 이 타구를 건져냈고 관중들은 열광했다. 해설자들은 "시거의 3점 홈런을 그리칙이 빼앗았다. 믿을 수 없는 수비"라고 극찬했다.
경기 분위기를 바꾼 이 수비에 흥분한 것은 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3루수 개럿 햄슨(28)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믿을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내가 직접 본 최고의 수비 중 하나였다"고 놀라워했다.
2016년 내셔널리그 MVP 출신 크리스 브라이언트(30)는 한술 더 떴다. 브라이언트는 이날 결승 타점을 포함해 2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리칙의 수비가 더 대단했다. 브라이언트는 "난 그의 수비를 리플레이로 다시 돌려보기 위해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으로 전력 질주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리칙의 명품 외야 수비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히 잘 알려졌다. 류현진의 경기마다 호수비를 보여주며 '류현진 도우미'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됐고 4년간의 토론토 생활을 끝났다.
현재 타율 0.286, 2타점 1도루로 공격 면에서도 기여하며 새로운 팀에 순조로히 적응 중이다. 그리칙은 "항상 홈런을 치는 것이 좋은지 빼앗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 솔직히 홈런은 누구나 칠 수 있기 때문에 난 홈런을 빼앗는 쪽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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