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부산] 이현민 기자= 격동의 2022년. 부산아이파크 직원들은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모기업의 불미스러운 일이 축구단까지 영향을 끼쳤다. 대외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뭔가를 하기도 애매했다. 상반기를 조용히 지내며 선수단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기조를 유지하며 목표인 K리그1 승격에 매진했다. 그런데 선수단 수장이라는 사람이 ‘승격보다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바빴다. 게다가 언론, 팬들과 등을 돌렸다.
부산은 지난달 31일 페레즈 감독과 동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명가의 추락이다. 부산은 지난해 5위에 머무르며 승강플레이오프권에도 들지 못했다. 올해는 11팀 중에 꼴찌다. K리그2 득점왕 출신 안병준, 베테랑 미드필더 박종우와 김정현, K리그 무대에서 검증된 외인 발렌티노스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드로젝, 제2의 기성용으로 불렸던 김정민, 이상헌, 박정인, 최준, 구현준, 안준수 등 신구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른 팀 감독들이 욕심낼만한 K리그2 내에서 좋은 선수 구성이다.
페레즈는 이런 선수들을 이끌고 한 시즌 반 동안 무색무취의 축구를 했다. 이번 시즌 17경기에서 16골을 넣었고 실점은 27이다. 팀 순위와 기록 모두 처참하다. 3부 리그 강등이 없는 게 다행일 정도다.
우선, ▲ 선수 장악에 실패했다. 최근 부진한 팀 성적, 분위기와 맞물려 페레즈 감독과 일부 선수가 다툼이 있었다. 한 선수는 컨디션이나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었는데 몇 경기에서 제외됐다. 페레즈 감독에게 찍혔다. 어쩔 수 없이 출전시킨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다.
▲ 무의미한 전술과 전략만 난무했다. 단적으로 5월 17일 대전하나시티즌과 원정 경기에서 부산은 세 골을 먼저 넣고 네 골을 실점해 3-4으로 역전패했다. 후반 15분 발렌티노스가 빠진 후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1-3이 된 후 안병준을 투입했지만 효과를 못 봤다. 계속 얻어맞는데 수비적인 변화를 주지 않았다. 후반 30분, 34분, 43분 연속 실점 후 뒤늦게 공격수 김찬을 투입했다. 45분이었다. 그 사이 전략적인 변화가 없었다.
페레즈는 경기 후 선수들의 영양 섭취, 회복, 정신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 무관심이었다. ▲ 관리 감독 소홀이다. 브루노 수석코치, 프란시스코 피지컬 코치 모두 페레즈(포르투갈) 사단이다. 한국인 코치는 김치곤, 박지훈 골키퍼 코치가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치곤 코치가 나름 선수들과 대화하고 노력하는데, 감독은 선수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고 전해왔다. 감독이 일일이 하나하나 다 신경 쓸 수 없지만, 매니저로서 역할을 하며 팀 철학과 방향성도 제시해야 한다.
▲ 구단 사무국과 관계도 틀어졌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전력강화부장이 분위기 개선과 전력 강화를 위해 대화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페레즈는 극복할 수 있다며 이 조차 거절했다.
페레즈는 ▲ 언론과 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기자회견 중 한 언론사 A기자에게 ‘잠깐 나와서 얘기 좀 하자’며 공개적으로 결투(?) 신청을 했다. 앞서 쓴 기사를 언짢게 생각해서 무례를 범했다. 이후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구단 직원이 와서 거급 사과했다.
망언은 또 있었다. 5월 9일 부산이 홈에서 충남아산에 3-1로 승리했다. 모처럼 승리였다. 현장에 있던 B기자가 승리 소감을 전해 듣고 질문과 답이 오갔다. ‘일부 경기에서 앞서고 있다가 골을 내주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물었다. 이날도 부산은 세 골을 넣고 후반 16분 실점하며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 페레즈가 눈을 부라리며 “당신 축구 제대로 본 것 맞느냐? 축구를 본 사람이면 그렇게 분석할 수 없다”고 삿대질을 하며, “의견을 존중하나 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B기자가 ‘앞서 실점해 비겼거나 역전패한 경기를 예로 들며’ 질문 하려는 순간, 통역이 말을 잘랐다. 이 사례 역시 사과조차 없었다. 정작 당사자(페레즈)는 당당한데, 이를 지켜본 구단 직원들은 무례함과 창피함에 고개를 숙였다.
또, 그동안 페레즈는 팬들의 플래카드와 목소리에 늘 동문서답을 하거나, ‘원팀이 되어간다’, ‘믿고 기다려 달라’고만 반복했다.
마지막은 ▲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이용하려 했다. 페레즈는 벤투가 포르투갈을 이끌던 당시 골키퍼 코치로 함께 했다. 벤투가 한국 지휘봉을 잡고 성과를 냈다. 벤투는 페레즈가 부산 감독으로 앉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 페레즈 본인이 위기를 직감했는지, 자신만의 ‘핫라인’을 통해 살려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락한 사람이 벤투는 아니다. 본인의 또 다른 측근이 있다.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부산 감독직 유지’를 바랐다. 항간에는 지난해부터 계속 벤투 사단에 합류하겠다는 목표, 카타르 월드컵 동행까지 꿈꾼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항상 말로는 부산 구단에 애착을 갖고 있으며, 팬들을 위한다고 공개적으로 떠들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급급했다. 부산을 이용했을 뿐이다. K리그와 한국 축구를 우습게 알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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