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MLB) 5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32·토론토)가 올해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나 실력 때문은 아니라는 게 문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3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23시즌 개막전 26인 로스터를 예상했다. 토론토는 오는 3월 31일 세인트루이스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을 연다.
올해 스토브리그의 승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 토론토는 특히 선발진에서 리그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알렉 마노아(25)와 케빈 가우스먼(32)을 필두로 호세 베리오스(29), 그리고 이번 겨울 영입한 크리스 배싯(34)까지 4선발은 매우 탄탄하다.
문제는 5선발이다. 2020년과 2021년 팀의 에이스였던 류현진(36)이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인해 올해 여름까지는 복귀가 어렵다. 이 때문에 비게 된 자리를 두고 두 선수가 경쟁하고 있다. 바로 기쿠치와 우완 미치 화이트(29)다.
지난해 초 토론토와 3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기쿠치는 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9의 성적을 거뒀다. 2021년 9이닝당 3.6개였던 볼넷이 지난 시즌에는 5.2개로 상승했다 결국 시즌 막판에는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화이트 역시 뛰어난 성적은 아니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기한에 토론토로 넘어온 그는 10경기(8선발)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7.74에 그쳤다. 다만 이적 전 LA 다저스 시절에는 15경기(10선발)에서 평균자책점이 3.70이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보여줬다.
MLB.com은 기쿠치를 5번째 선발투수로 예상했다. 매체는 "토론토에 다른 선발투수가 합류하지 않는 이상 5선발 경쟁은 투수진 최고의 이슈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기쿠치를 5선발로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매체는 "현재로서는 기쿠치의 계약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쿠치는 연봉 1000만 달러가 넘는 투수인 반면 화이트는 아직 연봉조정자격도 얻지 못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대부분 연봉이 높은 선수에게 더 많이, 혹은 먼저 기회를 준다. 비싼 값을 들인 만큼 본전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토론토의 5선발 경쟁 역시 이 때문에 기쿠치의 우세로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팀 내에서도 손꼽히는 고액연봉자(2000만 달러)인 류현진이 돌아온다면 기쿠치 역시 비슷하게 선발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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