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31)가 프로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김단비는 6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 및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MVP 투표 110표 중 107표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2위 인천 신한은행 김소니아(3표)를 가볍게 제쳤다.
생애 처음으로 MVP 단상에 오른 김단비는 "이 상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받아서 기쁘다. 16년 전에는 슛도 못하고, 수비가 뭔지도 모르고, 힘도 못 쓰는 몸만 좋은 선수였다. 하지만 위성우 감독님(당시 신한은행 코치)께서 한 팀의 에이스로 만들어주셨다. 힘든 훈련을 견뎌낸 저도 대단한 것 같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보니 당시 위성우 감독님 덕분에 제가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위성우 감독님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단비는 팀 베테랑 김정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김정은 언니께서 '너가 와서 좋다'고 얘기했다. 오기 전에 목걸이도 주면서 미리 MVP를 축하한다고 해줬다. 학창시절 같이 경기했을 때도 멋진 언니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 한 팀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제 농구 인생이 더 빛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단비는 MVP를 비롯해 블록상, 우수수비선수상, 맑은기술 윤덕주상, 베스트5 포워드 부문까지 쓸어담아 5관왕에 성공했다.
5관왕에 오를 만큼 김단비는 올 시즌 내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30 전경기에 출전해 평균 득점 17.1점 리바운드 8.8개, 어시스트 6.1개, 블록슛 1.3개 등을 기록했다. 득점 부문 리그 2위, 리바운드 리그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블록슛은 리그 전체 1위를 찍었다. 소속팀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시즌 중간 부상 선수들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해내며 팀을 이끌었다.
이를 증명하듯 김단비는 공헌도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동안 1·2·4라운드 MVP를 거머쥐는 등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
2007~2008시즌 프로 데뷔한 김단비는 15시즌 동안 인천 신한은행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리그 최고 선수를 넘어 대표팀에서도 핵심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MVP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신한은행의 5연속 통합우승에 일조했지만, 당시 전주원, 정선민 등 레전드들의 뒤를 받쳤다. 이후에는 신한은행이 '절대 2강' 우리은행, 청주 KB스타즈의 벽에 막혀 우승 기회를 놓쳤다.
김단비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김단비는 자유계약선수(FA) 이적으로 인천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겼다. 이적 첫 시즌부터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그 기회를 잡았다.
MVP 경쟁자는 김소니아였다. 공교롭게도 김단비가 이적하면서 신한은행이 보상선수제도를 통해 데려온 선수. 김소니아도 적응기 없이 특급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평균 18.8점, 9.4리바운드, 2.4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득점 부문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정규리그 3·5라운드 MVP를 수상하며 김단비에 크게 밀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더 나아가 김소니아 역시 생애 첫 정규리그 MVP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김소니아는 득점상, 베스트5 포워드 부문을 획득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김소니아는 "올 시즌 롤러코스터 같았다. 힘든 일도 있었지만 재미있었다. 감독, 코치, 에스버드 패밀리 모두 끝까지 믿어줘서 감사하다. 남편도 제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 마지막으로 절대 포기 하지 않은 제 자신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특색 넘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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