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엔트리에 타격이 아쉬운 백업 2루수만 3명이 등록된 것도 모자라 외야수가 4년 만에 내야에 향하는 기용까지 나왔다. 예상은 했지만, 캡틴 김선빈(34·KIA 타이거즈)의 빈자리가 상상 이상이다.
KIA는 10일 광주 LG트윈스전을 앞두고 1루수 황대인(27)과 내야수 최정용(27)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고 투수 윤중현(28)과 김호령(31)을 말소했다.
최정용이 올라오면서 KIA는 2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만 박찬호(28), 김규성(26), 홍종표(23)까지 4명을 1군 엔트리에 보유하게 됐다. 주로 유격수와 3루수를 소화하는 김도영(20)도 급한 상황에선 2루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5명이다.
김선빈의 부상 공백 여파다. 지난 8일 KIA는 주장 김선빈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음을 알렸다. 아무리 빨라도 8월말 복귀가 예상되는 상황. 올 시즌 김선빈은 71경기 동안 홈런 없이 타율 0.299, 28타점 22득점, 출루율 0.366 장타율 0.344 OPS 0.710을 기록 중이었다.
타격과 수비 모두 전성기 시절보단 못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KIA에서 대체 불가 선수다. 당장 그의 빈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올라온 3명의 백업 2루수 성적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가장 뛰어난 것이 타율 0.209(91타수 19안타), OPS 0.569의 김규성이었다. 이번에 올라온 타율 0.077(13타수 1안타)의 최정용이 그 뒤를 이었고 홍종표는 3타수 무안타로 올 시즌 안타가 없다. 세 선수의 성적을 다 합쳐도 타율이 0.187(107타수 20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그 탓에 9일 광주 KIA전에서는 외야수 이창진(32)이 4년 만에 내야 나들이를 했다. KIA가 0-3으로 뒤진 7회초 수비에서 대타로 투입됐던 이창진은 3루수로 나섰다. 선발 3루수 김도영은 유격수, 유격수 박찬호는 2루수로 한 칸씩 옆으로 이동했다. 백업에 홍종표가 있었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를 강화하기 위해 내린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임시방편은 임시방편일뿐이었다. 투입된 7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 이창진은 정주현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그 뒤에 있던 김도영이 잡아 급하게 2루에 악송구를 하면서 1실점 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졌다. 이후 김도영과 이창진은 땅볼 타구를 안전하게 처리하며 실책을 만회했지만, 9회 1사 2, 3루에서는 박찬호마저 홈에 아쉬운 송구를 하며 KIA는 2-6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날의 결과는 타격이 마땅치 않은 2루수 자원만 1군 엔트리 세 자리를 차지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을 초래했다. 타율 0.296의 이우성(29), 타율 0.304의 고종욱(34)이 백업으로 있는 포화 상태의 외야와는 180도 다른 상황.
류지혁(29)이 남아 있었다면 없었을 고민이지만, 현재로서는 공·수 모든 면에서 3루수 김도영-유격수 박찬호에 2루수 김규성-최정용의 내야가 최선이다. 김종국 감독 체제에서 시작된 좌익수 경쟁은 올스타 외야수 이우성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김선빈의 부상 공백으로 2루 쇼케이스도 이제 막 시작됐다. 과연 KIA는 제2의 이우성을 내야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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