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한국땅에서 日 우승 세리머니, '또' 들러리 전락한 홍명보호 [용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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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김명석 기자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을 마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을 마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을 마친 뒤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 세리머니가 또 한국에서 펼쳐졌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선수들이 신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일본이 한국에서 동아시안컵 우승 세리머니를 한 건 1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사령탑은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최종전에서 일본에 0-1로 졌다. 전반 8분 저메인 료에게 허용한 선제 실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승점 6(2승 1패)에 그쳐 승점 9(3승)를 거둔 일본에 밀려 우승에 실패했다. 일본을 이기면 2019년 이후 6년 만에 동아시안컵 정상을 탈환할 수 있었으나, 오히려 일본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더 잘했다"며 자화자찬했지만, 내용은 졸전에 더 가까웠다. 볼 점유율 58%-42%, 슈팅수 9-4의 우위 등은 사실상 무의미했다. 전반 이른 시간 선제 실점을 허용한 뒤 한국은 80분 넘는 시간 동안 일본 수비 공략법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후반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공세를 펼친 건, 일본이 라인을 내린 채 수비에 중심을 둔 영향이 더 컸다. 유일한 유효슈팅도 후반 막판에나 나왔다.


'이기면 우승'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한국은 2회 연속 대회 준우승에 그쳤다. 대신 이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선 일본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주장 나가토모 유토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했고, 이후 모리야스 감독도 같은 세리머니를 펼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고 당당히 참석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 한국전 승리 이후 우승 세리머니를 한 뒤 일본 원정 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개인상 역시도 사실상 대부분 일본의 몫이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상(5골)은 한국전 결승골 주인공 저메인 료가 차지했다. 골키퍼상도 일본 오사코 게이스케의 몫이었다. 그나마 최우수 수비수상은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받았으나, 대회 출전 기록이나 활약상을 돌아보면 사실상 일본의 개인상 독식을 피하기 위한 배려에 더 가까웠다.


한국축구가 개최국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일본 우승 세리머니의 '들러리'로 전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대회에서도 한국은 국내에서 열린 대회인데도 우승에 실패한 채 일본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대표팀 사령탑 역시 홍명보 감독이었다. 최종전 일본전 패배로 우승을 놓쳤다는 점도 같았다. 12년 전 악몽의 재현인 셈이다.


당시 처음으로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 감독은 호주, 중국과 잇따라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최종전 일본을 이기면 역전 우승이 가능했다. 마지막 반전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당시 홍명보호는 일본에 1-2로 패배, 결국 2무 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우승에 실패했다.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땅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던 일본은, 12년 뒤 또 홍명보호를 제치고 우승 파티를 열었다.


심지어 경기 후 양 팀 사령탑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본의 전승 우승을 이끈 모리야스 감독은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매우 격렬했고 치열했으며 수준 높은 경기였다"며 한국을 '뛰어나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패장' 홍명보 감독은 일본의 우승을 축하하는 품격 대신 "양 팀을 놓고 봤을 땐 우리 선수들이 더 잘했다고 본다. 일본은 가진 장점을 보여주진 못했다"고 했다.


지난 2013년 7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팀이 우승을 차지,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3년 7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일본팀이 우승을 차지,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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