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교 선수도 'ML 희망 시' 에이전트 계약 허용된다→유망주 해외 유출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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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광주일고 김성준은 지난 5월 19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식을 치렀다.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공식 SNS 갈무리
광주일고 김성준은 지난 5월 19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식을 치렀다.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공식 SNS 갈무리

올해 고등학교 야구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최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KPBPA)가 메이저리그(ML) 진출을 희망하는 아마추어 선수에 한해 에이전트 계약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선수협 관계자는 지난 16일 스타뉴스에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에이전트 계약을 맺는 것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KBO 리그에 진출하는 아마추어 선수는 에이전트 계약을 하면 안 되는데,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에이전트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아마추어 선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으려 했을 때는 대리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우리에게 이와 관련해 질의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측에도 지난주 같은 답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KBO 지명된 아마추어 선수만 에이전트 금지"

최근 아마야구 관계자, KBO리그 스카우트, 에이전트 관계자 사이에서는 에이전트 A가 "고교 유망주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여러 고교 선수를 접촉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KBO리그 스카우트를 비롯해 복수의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특정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는 아마추어 선수에 한해서는 메이저리그 에이전트 자격증을 보유한 에이전트와 에이전트 계약이 가능하다는 걸 변호사를 통해 확인받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전했다.


2017년 제정된 KBO리그 선수 대리인 규정 제4장 선수 대리인(에이전트)의 의무와 행위 제한의 제21조 기타 금지행위 ①항 8번에 따르면, '아마추어 선수와 선수 대리인 업무 계약을 체결하거나 아마추어 선수를 위해 선수 대리인 업무를 하는 행위'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KBO리그에 진출하는 '아마추어' 선수에게만 해당한다는 게 선수협의 해석이다. 선수 대리인 규정의 공식 명칭부터가 'KBO리그 선수 대리인 규정'으로 제1조 목적부터 제2조 정의까지 '선수'는 KBO 규약상 KBO리그 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된 대한민국 국적의 선수, '아마추어선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돼 있거나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고 구단과 계약 협상 중인 야구선수로 명시돼 있다.


그동안에도 몇몇 에이전트가 KBO 상위 라운드가 될 법한 고교 유망주들을 2~3학년 때부터 '매니지먼트 계약'이나 암묵적인 구두 계약을 체결하는 형식으로 선점하는 일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마추어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한다면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많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전트 A는 올해와 내년 고교 최대어로 불리는 선수들과 이미 계약 혹은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일고 박준현(왼쪽)과 장충고 문서준. 둘은 올해 9월 열릴 2026 KBO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로 불리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해외 유출 가속화" 우려 목소리

고교 선수들에게까지 에이전트 계약을 허용할 경우 우려되는 점들도 있다. 먼저, KBO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유망주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B는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내 선수들은 항상 레이더 안에 있다. 계약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본인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올해 1월까지만 해도 고교 최대어로 불리는 선수들은 미국 도전에 관해 신중했다. 하지만 광주일고 투·타 겸업 김성준(18)이 5월 120만 달러(약 17억 원)라는 좋은 조건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하자, 그와 함께 거론되던 유망주들도 미국 진출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꿨다는 것이 국내·외 스카우트들의 설명이다. KBO 스카우트들은 에이전트 계약이 허용되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과 선수 측 관계자들의 접촉이 더 용이해져 유망주들의 해외 도전이 더 잦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특정 에이전시의 독과점과 무분별한 계약 남발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에 메이저리그 에이전트 자격증을 지닌 에이전트는 A를 포함해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해외 진출설이 도는 유망주들과 고등학교 때부터 매니지먼트 계약을 해온 특정 에이전트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했던 선수가 꾸준히 관리받다가 고3이 돼서 KBO리그 잔류를 선택해도 현 제도에서는 제약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고교 선수들이 "일단 에이전트 계약부터 하고 최종 결정은 나중에 하자"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김성준(오른쪽)이 광주일고 2학년이던 지난해 11월 2024 퓨처스 스타대상 시상식(주최 스타뉴스)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을 수상한 뒤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당시 부회장(현 회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선수협·KBO "추후 보완 필요"

이와 관련해 선수협 관계자는 "우리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선수협)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KBO 등이 함께 모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대리인 계약과 매니지먼트 계약의 범위에 대해 몇 년째 고민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KBO 관계자 역시 "현재 대리인 계약 제도는 KBO리그에 한정돼 있어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를 간다는 아마추어 선수까지 어떻게 하긴 어려운 점이 있다. 선수협이 메이저리그 에이전트 자격증을 가진 대리인이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해도 괜찮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KBO에서도 이견이 있다. 이 건에 관련해서는 추후 선수협과 논의해 개선하고 보완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는 만 16세 이상의 선수라면 '선수 대리인(Player Agent)', '전문 대리 상담사(Expert Agent Advisor)'라는 형태로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협(MLBPA) 선수 대리인 규정 섹션 2 용어 정의에 따르면 '선수'는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독립리그, 해외 리그, 대학이나 고등학교 드래프트 유망주 등 모두를 포함한다(The term "player" refers to all baseball players anywhere in the world, whether amateur or professional (e.g., Major League, minor league, independent league, players from foreign leagues, or collegiate or high school draft prospects)고 돼 있다.


지난 7월 5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북일고와 인천고의 청룡기 대회 풍경. 이날 목동야구장에는 인천고-북일고, 대구상원고-전주고, 부산고-세원고의 경기가 열려,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와 최소 8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다녀갔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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