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덧 2025년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75%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여전히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여기에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하위권 팀들도 8월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졌다.
18일 기준 KBO리그는 2강 6중 2약의 구도다. 1위 LG 트윈스와 2위 한화 이글스가 몇주째 2경기 차에서 크게 벌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치열하게 선두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3위 롯데 자이언츠부터 8위 삼성 라이온즈까지는 5경기 내에서 일진일퇴의 고지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동안 안정적인 상위권에 있던 삼성과 KT 위즈가 5연패로 주저앉은 것이 먼저였고, 최근에는 3위 롯데의 8연패에 빠지면서 혼전 양상이 됐다.
2약은 9위 두산 베어스와 10위 키움 히어로즈다. 두 팀 모두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져 10개 팀 중 사령탑을 시즌 중 교체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키움은 4월 13일 대전 한화전 패배 이후 10위에서 올라올 생각을 안 했고, 두산은 5월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패배 이후에는 9위로 내려앉았다. 현재로서 10위 키움은 29경기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5위 KIA와 19.5경기 차로 가을야구는 사실상 포기 상태다. 31경기를 남겨둔 9위 두산은 5위 KIA와 5경기로 아직 희망은 살아있다.
하지만 8월 들어 달라진 이들이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5위 경쟁권 팀들에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리즈가 두 팀의 지난 주말 시리즈였다. 먼저 두산은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자 상위팀 KIA를 만나 스윕에 성공했다. 두산은 잭 로그-최승용-제환유, KIA는 김도현-이의리-제임스 네일로 선발 매치업에서 열세에 있었음에도 끝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3경기 모두 선발 투수들이 6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했으나, 불펜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9회까지 1점 차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기대 하지 않던 선수들이 적재적소에서 찬스를 살리면서 헐거운 KIA 불펜을 무너트리고 승리를 따냈다.
매일매일 히어로가 달랐다. 15일 경기에서는 예비역 병장 안재석이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고, 16일에는 신인 윤태호가 선발 투수의 부상에 갑작스럽게 등판했음에도 4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활약했다. 17일 경기에서는 불펜 투수들이 네일을 상대로 대등하게 맞섰고 백업 조수행이 역전 2타점 적시타로 스윕을 완성했다.
그런가 하면 키움은 정공법으로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타자 2명-투수 1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키움은 실패를 인정하고 외국인 투수 2명-타자 1명 체제로 전환했다. 원투펀치 역시 라울 알칸타라-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로 재정비하면서 창원 NC전 3연승으로 효과를 봤다.
지난 주말 KT와 홈 3연전 2승 1패 위닝시리즈는 고무적인 성과였다. 지난주 우천 취소 두 차례에 KT는 고영표-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패트릭 머피라는 1~3선발을 모두 키움전에 투입할 수 있었다. 키움 역시 메르세데스-하영민-정현우로 이어지는 2~4선발로 맞섰으나, 객관적인 열세는 분명했다. 하지만 키움 토종 투수들은 KT 외인 원투펀치를 넘어서는 활약을 보여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송성문, 최주환, 이주형, 루벤 카디네스이 중심을 잡고 전태현, 임지열이 그날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면서 키움은 2승을 챙길 수 있었다.
그 결과 키움과 두산은 똑같이 14경기 8승 6패로 월간 승률 공동 3위(0.571)를 마크했다. 3승 혹은 위닝 시리즈를 목표로 하던 상위권 팀들에도 이제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이제 두산은 대전으로 가 2위 한화를 만난다. 콜 어빈 대 라이언 와이스로 외국인 투수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당초 19일 한화 선발 투수는 리그 에이스 코디 폰세였으나, 감기 증세로 교체됐다. 키움은 광주-대구로 이어지는 지방 6연전을 펼친다. KIA 애덤 올러를 상대로 키움은 박주성이 나선다. KIA는 3연패, 삼성은 최근 10경기 4승 1무 5패를 기록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 두산과 키움이 물오른 경기력으로 리그 순위표를 얼마나 뒤흔들 수 있을지도 KBO 리그 후반기 관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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