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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의 타구를 삼켰다' 악명 높은 '오후 7시 잠실 하늘', 이번엔 키움이 당했다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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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안호근 기자
키움 중견수 이주형(오른쪽)이 30일 LG전 3회말 오스틴의 타구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키움 중견수 이주형(오른쪽)이 30일 LG전 3회말 오스틴의 타구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불과 열흘도 되지 않아 같은 일이 반복됐다. 타구를 삼킨 잠실 하늘이 이번엔 또 다른 홈팀 LG 트윈스를 향해 웃어줬다.


LG와 키움 히어로즈가 만난 30일 서울 잠실구장. LG가 2-0으로 앞선 3회말 신민재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잡은 무사 2,3루 기회에서 오스틴 딘이 친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높게 떠올랐다. 뜬공으로 처리가 될 것으로 보였다.


모두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타구는 이주형보다 한참 앞에 떨어졌고 태그업을 준비하던 3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으로 향했다. 무사였기에 섣불리 뛰지 못했던 2루 주자는 3에서 멈춰서야 했을 정도로 누구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던 결과였다.


오후 7시경이었다. 이 플레이 이후 잠실 하늘은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해질녘 특유의 하늘빛이 타구를 집어삼켰고 오스틴의 타구는 실책이 아닌 중전 안타로 기록됐다. 타점도 추가됐다.


이대형 스포티비 야구 해설위원은 "구름이 너무 없어도 안 보일 수가 있다"며 "이주형 선수가 완전히 놓쳤다. 이건 크게 놓쳤다. 이런 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두산과 KT의 맞대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2회말 2사 만루에서 제이크 케이브가 친 평범해 보였던 중견수 방면 뜬공이 안타가 됐다. 오후 7시 30분 경 해가 지는 하늘과 야구공의 색이 비슷해지면서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진 탓이었다. 2사였기에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아 점수는 5-2로 순식간에 벌어졌다.


오스틴의 타구는 힘 없이 높게 떠올랐지만 하늘에 절묘하게 가려져 1타점 적시타가 됐다.

당시 중계를 맡았던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미국의 하늘과 한국의 하늘은 또 다르다. 이게 바로 KBO리그 7시와 7시 30분 사이의 하늘"이라며 수비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야구가 시작하는 오후 6시 30분이면 통상 라이트가 켜지고 어두워진 채로 경기를 치르던 때와는 달리 해가 길어져 묘한 하늘색과 직면해야 하는 여름날의 하늘은 야수들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


이 타구는 2루타로 기록됐는데 당시 잠실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이주헌 KBO 기록위원은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한 이유에 관해 "불가항력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타구가 조명의 빛에 들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 단 시간대가 타구가 잘 보이는 오후 9시라면 기록은 달라졌을 것이다. 수비가 안 되는 타구를 안타로 판단하는 게 저희의 기준이자 원칙"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6일 KBO 데뷔전을 치른 KT의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스티븐슨과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홈으로 쓰는 이주형이 희생양이 됐다. 스티븐슨은 아직 한국의 하늘 풍경이 익숙지 않고 1년의 절반은 돔구장에서 뛰는 이주형 또한 이러한 일몰 시간 대의 뜬공 수비에 대해선 확실히 낯설 수밖에 없다.


타구 하나에도 희비가 엇갈리는 게 야구다. 전날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LG는 미소를, 예상치 못한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이 늘어난 키움은 다소 억울함을 안고 불리하게 경기를 끌고 가야 했다. 묘한 타구 하나에 양 팀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3회 수비를 마친 이주형(왼쪽)이 어두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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