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김호령(33)이 물오른 경기력으로 하위타선에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호령은 지난 1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9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2볼넷 2득점으로 KIA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KIA는 똑같은 방식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무너트렸다. 9번 김호령이 출루하고 1번 윤도현이 진루시키고 2번 박찬호가 해결하는 과정이 똑같았다.
시작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6회말이었다. 선두타자 김호령은 삼성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 나갔다. 2구째 높은 직구와 마지막 6구째 낮게 떨어지는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가까이 왔음에도 걸러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뒤이어 윤도현의 희생번트에 2루로 향했고 박찬호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 때 가볍게 홈을 밟았다.
8회말 좌완 이승민을 상대로는 집요함마저 보였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향하는 공은 모두 골라내는 한편, 안으로 들어오는 공은 모두 걷어내며 공 9개를 던지게 했다. 결국 볼넷으로 출루했고 윤도현의 좌전 안타 때 3루, 박찬호의 우중간 3루타 때 홈을 밟아 쐐기를 박았다. 리드오프가 아님에도 두 번 모두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 없이 득점에 성공한 것. 그대로 KIA의 승리로 끝나면서 김호령은 결승 득점의 주인공을 차지했다.
김호령은 관산초-안산중앙중-군산상고-동국대 졸업 후 2015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KIA에 입단한 프로 11년 차다. 뛰어난 중견수 수비로 입단 첫해부터 1군 기회를 받았다. 저조한 타격에 주전으로 거듭나진 못했으나, 2016년 LG 트윈스와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수비로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올해는 또 다른 모습으로 KIA 팬들의 마음을 얻었다. 10일 경기 종료 시점까지 88경기 타율 0.285(281타수 80안타) 6홈런 38타점 40득점 9도루, 출루율 0.361 장타율 0.456으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을 선보이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호령의 재발견에 KIA는 주전 외야수 둘을 시즌 중 트레이드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특히 빠른 발과 주루 센스로 후속 타자들이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날 김호령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인 박찬호는 "올해 (김)호령이 형이 정말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정말 9번에 있기 아깝다고 느낄 정도"라고 극찬하며 "발 빠른 주자 둘이 나가 있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사실 8회말 안타도 평소면 2루타로 끝났을 타구였는데 내 앞이 (윤)도현이니까 3루타가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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